◎“한반도에도 탈냉전 실현돼야”/“공영·화해바탕 문화동질성 회복/남북간 협력·정치적 선진화 과제”김영삼정부의 대북정책 핵심은 「민족 우선주의」라고 할 수 있다. 즉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그 바탕을 한민족의 공리공영과 민족화해에 둔다는 논리다.
이와관련,민족통일연구원(원장 이병룡)이 8일 「통일이념으로서의 민족주의」라는 주제로 개원 2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가져 관심을 모았다.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두명의 주제발표자들은 한국민족주의가 복고적인 개념이 아니라 국제주의와 접목된 미래지향적인 통일이념으로서 발전돼야 함을 지적했다. 또 한국적 민족주의의 과제로서 남북간의 탈냉전,상호협력,정치적 선진화 실현 등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날의 주제발표 요지
◇민족주의의 개념과 한국민족주의의 특성(박종철·민족통일연구원 연구위원)=민족주의는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독립된 근대국가를 건설하려고 하는 집단의식」이라고 정의된다.
광복이후 한국에서는 지배세력의 「위로부터의 민족주의」와 저항세력의 「아래로부터의 민족주의」가 상호대립·보완관계를 이루었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한 갈등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급진적 내용의 민중 민주주의가 제기되었으며 통일문제가 부상되었다.
한국민족주의는 앞으로 다음과 같은 과제를 달성해야 한다.
첫째,한국민족주의는 한국사회의 여러가지 갈등을 해소하는 통합원리가 되어야 한다.
둘재,한국민족주의는 민주주의와 결합되어야 한다. 이는 한국사회의 이념적 지향점일뿐 아니라 통일한국의 이념적 목표이기도 하다.
셋째,앞으로 시민계층이 한국민족주의의 담당세력이 되어야 한다. 시민계층은 초계급적인 시민연합을 형성해 계급혁명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민주화와 시민사회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넷째,한국민족주의는 세계경제체제와 세계국가체제안에서의 자립과 번영을 목표로 해야할 것이다. 이것은 세계체제 속에서 다른 나라들과의 상호의존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민족적 독자성과 자율성을 유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다섯째,민족문화면에서 분단이후 남북간 문화적 이질화와 민족개념의 상이성을 고려,새로운 문화적 동질성을 넓혀 나가는 「문화공동체 형성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통일이념으로서의 한국민족주의는 미래의 역사를 창조하는 「미래지향적 통일」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국민족주의는 대외적으로 국제주의와 접목되는 동시에 대내적으로 자유,평등,복지의 실현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주체사상과 민족주의의 관계(서재진·민족통일연구원 북한 연구실장)=북한의 주체사상은 흐루시초프에 의한 스탈린 격하운동과 같은 수정주의 사조가 북한 내부에 침습해오고 소련이 북한의 우상 숭배경향에 대해 비판을 가해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형성됐다. 그 핵심은 외부로부터의 단절과 폐쇄이다.
북한의 이러한 「주체」는 합리적인 선택에 의한 의사결정이라기보다는 정권유지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왜곡된 단절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북한의 주체사상은 우리에게 「민족주의란 민족전체의 보편적 이익에 기여하는 사상이어야지 특정한 한 정권에 기능하는 사상이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통일이념으로서의 한국민족주의는 어떻게 발전되어야 하며 그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남한이나 북한이나 한국민족주의의 과제는 세계적 탈냉전의 추세를 한반도에 실현시키는 것이다. 즉,남북간에 화해와 협력을 심화시켜 남북한의 민족이 공존공영하는 방향이다.
둘째,남북한이 아직 정치적 통일을 실현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민족복리를 위해 상호협력하는 것이 한국민족주의의 과제이다. 여기에는 남북한이 경제동반자의 관계가 되는게 중요하다. 이는 『민족자주란 곧 단절과 폐쇄』라는 논리에 빠져있는 북한 주체사상의 논리를 수정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셋째,남한과 북한에 선진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형성된 보편적 이념체계가 곧 민족주의적 이념이 될 수 있다. 특정한 개인이나 사회세력에 의해 주도된,국민적 합의가 없는 이념체계는 결국은 특정이익을 위하여 기능하는 정권이데올로기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함께 한민족이 정치적으로 성숙한 민족이 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민족적 위신이 한결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북한주민들이 신민형 인간형으로 개조되어 있으므로 남한에서 그들의 민주주의 발전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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