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난무… 한인 총기구입 무장/흑인많은 뉴욕·마이애미도 “비상”4·29 LA 흑인폭동 발발 1주년 기념일과 로드니 킹 구타사건의 최종평결이 임박함에 따라 로스앤젤레스지역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도시가 또다시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폭동재발 루머가 난무하는 LA에는 주민들이 총기구입이나 경비원 고용 등 구체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 긴박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지난 폭동의 최대 피해자인 한인사회의 위기감은 남다르다. 한인타운에는 요즘 『흑인 갱들이 로켓포까지 준비,경찰과 주경비군을 무력화할 계획이다』 『이번에 폭동이 다시 나면 한인이건 백인이건 흑인손에 닥치는대로 희생될 것이다』 『흑인들은 이미 폭동지점을 선정,D데이만 노리고 있다』는 등의 루머가 나돌고 있다. 최근에는 사설경비원을 자처하는 흑인들이 돌아다니며 『폭동은 반드시 일어난다. 뒤늦게 후회말고 흑인 경비원을 쓰라』고 강권하는 등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LA 시의회와 경찰은 이같은 악성루머로 도시전체가 동요하는 양상을 보이자 아예 폭동관련 루머확인을 위한 전담전화를 설치했는데 자동 첫날인 지난 5일 하루만에도 4백50건의 문의가 쇄도했다. 그러나 한인교포를 비롯한 상당수 시민들은 당국의 해명을 별로 신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상오 지난해 폭동 중심지였던 사우스센트럴지역의 한인상점에 흑인들이 이유없이 화염병을 투척하고 달아났으며 그 전날인 30일에도 한인소유 스왑밋(종합시장)에 흑인들의 약탈정보가 입수돼 한때 철시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대다수 LA시민들은 폭동 와중에서 분실된 1만여점의 각종 총기류 가운데 40% 이상이 회수안된 상태라는 점 등을 들어 만약 폭동이 재발한다면 지난해보다 훨씬 심각한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인들은 당국으로부터 자제요청을 받을 정도로 총기구입에 힘을 썼고 특히 2백여 한인상인이 입주한 캄튼패션센터의 경우 소총 20정과 탄약 20상자를 구입해두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LA 경찰들은 지난 2월부터 폭동진압훈련을 계속하고 고속도로 순찰대,카운티 보안관,연방수사국(FBI) 등이 대기상태에 들어갔으며 톰 브래들리 시장,윌리 윌리엄스 시경국장은 기자회견을 자주 열어 민심을 무마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폭동재발에 대한 우려는 LA뿐만 아니라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흑인소요가 재발할 경우 LA뿐만 아니라 기타지역도 인종반란의 회오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뉴욕,마이애미 등 흑인이 많이 사는 주요 도시의 치안당국은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하는 한편 폭동진압장비와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등 예방조치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킹 재판의 후유증은 시뻘겋게 달아오른 석탄위에 마른 나뭇가지를 올려놓은 것처럼 심각하다』는 헨리 시스네로스 미 주택장관의 말처럼 LA 폭동의 위기는 또다시 성큼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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