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도 전주 마피아·고대사단 “포진”여야를 막론하고 세의 부침에 따라 정가에서는 갖가지 유행어가 명멸하곤 한다.
특히 새로운 실세집단의 형성은 이들을 빗댄 신조어의 「각광」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새정부의 출범과 야권의 세력재편으로 정치적 변환기를 맞은 최근의 우리 정가에서도 이같은 시대상황을 반영,갖가지 신조어가 등장했다.
신조어는 대부분 실세들의 지연·학연을 상징하고 있다. 이는 여야가 모두 새로운 환경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정치현장에서는 여전히 「연줄」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실세」들은 신조어의 유행을 껄끄러워 하는 반면 「물먹은」측에서는 아무 부담없이 이를 사용하고 증폭하는게 일반적이다.
○…김영삼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여권 주변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말들로는 「3D」 「경복마피아」 「신K·S」 「백두계」 「관악사단」 「개혁세력」 등이 있다.
이에 비해 「P·K」라는 말은 새정부 출범 이전부터 써온 말이지만 새정부의 인적구성이 매듭지어지면서 더욱 강한 조명을 받게 됐다.
「P·K」란 부산과 경남의 머리글자. 김영삼대통령의 정치적 기반(부산)과 출신지역(경남 거제)을 가리킨다. 이들 지역출신 인사들이 정부 장·차관급,특히 차관급 인사(14명)에서 다수 발탁됨으로써 5·6공 시대의 T·K(대구·경북출신)를 대체하는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았다.
「3D」는 김 대통령의 측근 실세인사들중 상당수가 동아대·동국대·동래고 출신들이라는데서 착안한 용어이다. 세학교의 영문이니셜에서 유래됐으며 「DDD」라고 부르기도 한다.
동아대 출신으로는 현직에 박관용 청와대 비서실장,홍인길 청와대 총무수석 등이 있고 원외로 밀려났지만 서석재 전 의원도 이 학교를 나왔다. 박 실장과 홍 수석은 동래고 선후배이기도 하다. 김도언 대검차장,김태수 농림수산부차관 등이 이들 동래고 동문들의 「덕」을 많이 보았으리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국대는 민자당의 3역중 최형우 사무총장,김영구 원내총무 등 2역을 한꺼번에 배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과 함께 문민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회 국방위원장직을 맡게된 황명수의원과 「단골당 3역 후보」인 정재문의원 등도 「동국인」.
일부에서는 이들 「3D」 학교가 각급 학교군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빗대,또다른 의미로 폄하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경복마피아」 또는 「신K·S」는 경복고 출신,또는 경복고·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인사들이 김 대통령 주위에서 나름의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나타낸 말이다.
대표적인 예가 김덕룡 정무1장관. 이와함께 이원종 공보처차관 김동진 육참총장,이인제 노동부장관 등이 경복고를 졸업했다. 청와대에서는 김 대통령의 분신이라할 수 있는 김기수 수행실장을 비롯,김희상 국방비서관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서울대 사회학과는 김 정무장관과 함께 새정권의 「실세 4인방」중 한사람인 한완상 통일부총리,이경재 청와대 공보수석 등이 거쳐간 곳이다.
「백두계」는 김 대통령측근 인사들중에 유난히 백발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서 비롯된 용어다. 김 대통령 자신이 일찍부터 백발이었고 최 민자 사무총장 서 전 의원 김 정무1장관 홍 총무수석 등도 이 점에서 한결같다.
「관악사단」은 김 대통령 정부가 문민의 옷을 입으면서 서울대 출신들을 다수 요직에 등용한 것을 표현한 말이다.
우선 김 대통령부터 서울대 동문이고 정부의 장관급 인사 28명중 19명,차관급 인사 68명중 30명이 그의 대학 「후배」들이다.
「개혁세력」은 김 대통령 정권이 취임후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게 개혁을 추진해 나가자 이를 주도하는 세력을 통칭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외교안보 4인방」은 교수출신으로 외교안보분야를 장악한 한 부총리,한승주 외무장관,김덕 안기부장,정종욱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지칭한다.
○…여당에 비해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전주고 마피아」 「고대사단」 「김심」 등의 신조어가 눈에 띈다.
「전주고 마피아」라는 말에서는 전주고 출신인사들이 민주당의 요소요소에 다수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세형 김원기 한광옥 최고위원과 김태식 원내총무,김병오 정책위 의장,박실의원 등이 주축이다.
「고대사단」은 이기택대표를 선두로 유준상 최고위원 김덕규 사무총장,김 정책위 의장 등이 민주당 요직을 다수 차지하고 있다.
「김심」은 비록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민주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대중 전 대표의 의지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김심」은 특히 새 대표를 선출했던 지난달의 전당대회를 전후해 최고의 사용빈도를 기록했다. 당시 영국에 있었던 「김심」은 아침 저녁,말하는 사람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했고 대표후보 진영마다 「김심」의 확보를 주장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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