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종신복역수… 주1회 면회허용신구교도간의 유혈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북아일랜드에서 테러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양쪽 죄수가 옥중결혼식을 거행했다.
신교도인 로버트 코리(43)와 구교도인 안나 무어(46)는 지난25일 북아일랜들의 테러범들이 주로 수용돼 있는 마가베리 교도소에서 가까운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북아일랜드의 교도소에서 같은 종파끼리 옥중결혼을 한 경우는 여러번 있으나 서로 적대시하며 살상극을 벌이는 양 종파간에 짝이 맺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리와 무어는 둘다 이혼한 경력이 있는데 이들은 몇해전부터 옥중편지를 교환해오다 서로 면회시간을 이용해 사랑을 가꾸어왔다.
신부인 무어는 지난82년 벨파스트 근처의 펍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35세로 아일랜드 민족해방군(INLA) 소속인 무어는 두딸과 함께 가담해 11명의 군인과 6명의 민간인을 숨지게 했었다. 당시 10대였던 두딸은 단기간 복역한뒤 곧 석방됐는데 이날 결혼식에 참석해 어머니를 축복했다. 신랑 코리는 83년에 술집에서 가톨릭계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중이다 지난 73년에 있었던 또다른 폭탄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한시간여의 결혼식이 끝난뒤 두사람은 각각 자신들이 수용돼있는 남녀감방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결혼후에도 각자의 감방에서 별거를 하게 되며 주1회의 정기면회시간을 통해 한두시간의 짧은 만남을 갖게 된다. 올들어선만도 구교도 13명,신교도 12명 등 벌써 25명이 살해되는 등 유혈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북아일랜드에서 종파간 화합을 실현한 두사람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견우와 직녀의 사랑을 주고 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런던=원인성특파원>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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