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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깎는 자정」 여기서 끝인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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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깎는 자정」 여기서 끝인가(사설)

입력
1993.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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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민자당 의원들의 불법 부정한 방법에 의한 축재는 지난 10여일간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고,따라서 이들에 대한 당의 조치는 재산공개 못지않게 비상한 국민적 관심을 모아왔다. 그런데 어제 문제된 의원들에 대해 단행한 민자당의 징계조치는 그 기준이 모호하고 석연치 않을 뿐더러 이미 명백하게 드러난 비리를 축소하려는 의혹마저 주고 있어 유감스럽다. 이 정도의 조치가 당초 민자당이 강조해온 뼈를 깎는 자정노력이고 이로써 당차원의 윗물맑기 작업이 끝났다고 보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우리는 민자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재산공개 파문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자체 수습을 서두른 배경을 이해못하는바 아니다. 즉 파문이 계속될 경우 당내 화합이 뿌리째 흔들리고 처벌대상을 크게 늘릴 경우 당력의 약화를 초래하는 한편 여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기수습을 생각했을 것이다. 또 일반 예상보다 징계의원수가 적었을지는 모르나 우리나라 역대 집권당 사상 비리와 관련하여 전 현직 국회의장과 현 국회 상임위원장 등 6명이 의원직 사퇴 또는 탈당하고 5명에게 공개경고를,상당수 의원에게 비공개경고를 한 것은 일찍이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엄정한 조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초 재산공개결과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된 부분은 명백한 것이다. 공직을 이용하여 재산을 축적한 것,무연고지 등의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것,미성년 자녀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한 것,아예 재산 자체를 불성실 신고한 것 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축재와 불성실한 신고 등은 불법적일뿐 아니라 반국민적 반도덕적인 작태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이 석연치않게 생각하는 것은 기왕에 민자당의 조사특별위가 실사를 했다면 비리의 규모에 관계없이 관련의원 모두에게 당규에 의한 상응하는 징계를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엄연히 비리가 드러난 경우라면 마땅히 징계를 해야 하고,그 때문에 징계받은 의원의 숫자가 많이 늘어난다고 해서 민자당의 권위나 위신이 더 실추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행의 공직자윤리법을 뛰어 넘어,가장 오염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정치권을 자정하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면,그야말로 당과 국회를 재편한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봉사요 보다 떳떳한 자세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누누이 강조한대로 여론재판식으로 관계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압박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들은 엄연히 국민이 직접 투표로 뽑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재비리,그것도 국민의 사표여야하는 선량들이 땅투기와 직권을 이용한 축재,그리고 탈세와 재산은닉은 자행했다는 것은 국민을 배신·기만한 것인 만큼 스스로 깨끗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마땅한 것이다.

민자당의 자정노력을 국민에게 낱낱이 밝힐 의무가 있다. 경고를 받은 의원들에게 어떤 정치적 불이익이 돌아갈 것인가도 밝혀야하고 비공개 경고의원들의 명단도 밝혀 누구도 부정한 부와 정치적 지위를 함께 보유할 수 없다는 것을 역사적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

앞으로 재산공개의 제도화 작업과 함께 민자당의 보다 엄격한 자기정화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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