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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 자정을 주목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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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 자정을 주목한다(사설)

입력
1993.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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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이 취임한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한마디로 「세상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들이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강력히 추진해왔던 개혁의 속도와 규모와 강도를 보면 확실히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말은 개혁이라고 하지만 으스스한 혁명적 분위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당초 기대나 예상에 비해 문민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들이 압도적이다.청와대가 한국갤럽에 의뢰,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잘한다」는 응답이 70.9%나 나왔다. 심지어는 야당까지도 「과거 어느 정권보다도 의욕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서슴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사가 미디어 리서치사에 의뢰,김 대통령의 취임 한달을 맞아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정변화를 느끼고 있다는 반응이 64.4%로 나타났다. 새정부가 한 일중에서 무엇을 가장 잘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첫째가 재산공개,두번째가 부정부패척결,세번째가 청와대 앞길 개방 등의 순으로 나왔다.

그러면서도 재산공개의 내용에 대해서는 무려 75%가 미흡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앞으로의 개혁정책에 기대가 크다는 답변이 56%에 이르고 있는걸 보면 이제부터 개혁의 질적 내용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지금까지 단행된 개혁을 보면 외형적인 것이 많았다. 군사문화와 권위주의시대의 유산을 우선 눈에 띄는 것부터 청산 정리하자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수십년동안 곳곳에 쳐졌던 철책과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청와대 안기부 행정부처와 민자당의 규모와 살림을 줄이고 각종 규제를 풀고 근검절약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등이 모두 그러했다. 재산공개라는 것도 사실은 외형적인 변화를 노린 것이었지만 막상 민자당 의원들에까지 확산시켜놓고 보니 본질적인 문제가 떠오른 것이다. 한달동안에 나타난 수많은 변화 가운데서도 재산공개에서 드러난 여당 정치인들의 비도덕적 반윤리적인 축재과정처럼 충격적인 것은 없다.

앞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생각이 드러났지만 재산공개 문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깨끗이 처리되어야 한다. 잡음이 따르고 뒷말이 남아 돌아다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여당이 스스로 과감한 자기 개혁을 선행하지 않고서는 전체국민을 신바람나는 개혁분위기로 유도할 수 없다.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김 대통령은 자신부터 한푼의 정치자금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뒤 자신의 재산을 공개했다. 이러한 위로부터의 수범에 이어 현재의 정치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사회의 상층부 지도층을 이루고 있는 정치권부터 깨끗해져야 다른 분야도 맑아진다고 볼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자당내의 자정노력은 당연한 순서이며,또한 그 내용이 엄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재산공개라는 계기를 잡아 정부·여당이 벌이는 정치개혁에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재산공개의 물결은 국회의 입법화를 통해 공식적으로 각분야의 공직자들에게 골고루 퍼질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물론 사법부와 군장성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세금을 받고 일하는 일정수준 이상의 공직자들이 모두 포함되어야 옳다. 그래서 첫순서로 나선 민자당의 자체 처리결과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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