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아 정치 주도권 확보노려/북한과 미·일 대화도 적극 주선북한의 NPT 탈퇴를 둘러싸고 17∼19일 북경에서의 미북한 접촉과 19일 중국일본간의 고위급회담 등이 연이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NPT 탈퇴전 중국에만 사전 통보했다는 보도가 튀어 나와 중국의 앞으로의 역할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은 20일 이같은 사실과 함께 미국측은 중국이 아직도 북한을 설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북한이 NPT 탈퇴가능성을 사전에 중국에 설명했고 탈퇴직전에도 「그 시기」까지 통보할 정보이지만 중국은 미중,일북한간의 미묘한 관계 때문에 아직 명확한 태도표명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러시아 등 핵보유국들은 북한의 탈퇴선언후 NPT 조약의 당사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한 국제적 철회압력과 유엔안보리를 통한 구체적 제재조치를 검토했었다. 그러나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일단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의도했을 것으로 보이는 미국일본과의 직접 대화,남북 핵문제의 국제이슈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서 마지막 외교열쇠를 중국이 쥐는 형세가 되어가고 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핵확산금지와 한반도의 비핵화는 찬성하지만 북한에 대한 어떠한 국제적 제재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아시아 정치·외교의 주도권을 잡으려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미국과의 무역에서도 실리를 취하려는 「줄타기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중국은 우선 북한의 NPT 탈퇴문제를 유엔안보리에 회부하는데 반대하고 있다.
다시말해 북한의 NPT 탈퇴는 IAEA의 북한 핵사찰 문제로 야기된 만큼 당사자인 IAEA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AEA는 북한의 특별사찰 거부에 대해 지난달 25일 정기이사회에서 「적절한 조치의 고려」라는 결의안을 채택,최종적으로 유엔안보리에 회부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 18일의 특별이사회에서는 중국의 반대에 부딪쳐 ▲북한과의 핵확산협정이 유효하며 ▲IAEA가 접촉과 대화를 계속하고 오는 25일 북한의 특별사찰 수락여부를 지켜본뒤 31일 특별이사회에서 재논의키로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회의가 끝난후 IAEA의 한 관계자가 『현 시점에서 북한에 유일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입장과 체면을 살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실토할 정도로 중국의 반대는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중국은 이에 앞서 17일 열린 유엔안보리에서도 북한의 NPT 탈퇴문제 논의에 반대,18일의 IAEA 특별이사회 결과를 지켜본후 재론키로 하는 결론을 내는데 기여했다.
따라서 오는 31일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철회설득은 중국의 역할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간에도 몇가지 미묘한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 행사의 효과는 미지수이다.
중국은 또한 구 소련의 붕괴와 러시아의 약화로 아시아에 생긴 「힘의 공백」을 미국과 일본이 메우려는데도 계속 견제해 왔다. 따라서 극동의 안정을 헤칠 수 있는 북한을 비롯한 남한의 핵무장화도 반대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집단안보구상」이나 일본의 플루토늄 확보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클린턴 행정부가 「인권」을 내세워 중국의 대미 수출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을 막아야 하며 북한의 「불장난」도 원치 않는다.
한반도의 정세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중국은 표면상 IAEA나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유일한 우호 세력」으로 행세하며 대북제재에 반대하면서도 북한에는 미국과의 「적당한」 타협을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7일 북경에서 일본과 고위급접촉을 갖고 『북한의 NPT 복귀가 중국의 희망』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같은날 북경에서는 3개월만에 북미간의 30차 접촉이 있었다. 19일에는 북한측의 요청으로 또다시 접촉이 있었다.
중국은 「미북간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중재하면서 북한에는 경제원조를 미끼로 설득작업을 펴고 미국에는 국제압력 철회를 종용해 북한의 「NPT 복귀」의 상징성을 국제적으로 부각시키려 하는 것 같다.<남영진기자>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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