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반응에 촉각 「적정선」만 신고/계파별 재력 차이 민정계 “역시나”/김진재의원 2백77억원 1위… 김호일의원 천3백만원 골찌재산공개(22일)를 앞두고 민자당 의원들의 촉각은 날이 설대로 선 상태다. 재산등록이 20일로 마감되자 의원들은 자신의 재산규모가 「여론」에 어떻게 비쳐질지 전전긍긍해하고 있다. 특히 각료 재산공개후 일부 장관들의 부동산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부자의원이나 공직자 출신의원들의 신경은 더욱 예민해지고 있다.
이번에 재산을 공개할 대상자는 소속의원 1백62명,원외 당무위원 8명 등 1백70명중 이미 재산을 공개한 김종필대표와 당 3역,황인성총리 등 5명의 각료의원을 뺀 1백61명.
○…이번 재산등록에서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 의원들이 골동품,고서화 등 고가의 동산은 신고대상에서 제외했고,현금도 「적정선」만 신고했다는게 정설.
부동산은 국세청의 전산망 완비 때문에 누락이나 신속한 처분 등의 편법은 별로 시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가 최대한 낮은 기준으로 신고,총액을 줄였다. 현재 부동산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시가,공시지가,기준시가,과표가 있는데 시가로 신고한 의원은 박범진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의원들의 눈치작전도 치열했다.
친한 의원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탐문형」,이미 재산을 공개한 당직자를 찾는 「자문형」,가능한한 재산내역 작성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은폐형」 등 다양한 양태가 노정됐다.
○…민자 의원들의 재산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두드러지게 드러난 몇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계파별로 보면 민정계가 공화 민주계보다 많은 재산을 갖고 있고,민주계층 상당수가 「가난한」 축에 든다.
출신별로는 기업인 출신이 역시 선두그룹에 들었고,기업인 출신에는 한참 뒤처지지만 경제관료 출신,민정계 중진들도 비교적 탄탄한 재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기업인 출신,경제관료 출신,민정계 중진의 재산은 예상치에 크게 밑돌고 있어 적지않은 뒷말이 따를 전망이다.
○…1차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재산순위. 상위순위는 기업오너가 기업인 출신 또는 거부가문의 유산 상속자가 독점하고 있다.
부동의 1위는 김진재의원으로 재산은 2백77억원. 부산의 독점기업인 동일고무벨트를 경영하고 있는 김 의원은 부친,동생과 함께 종합토지세 납부 20위안에 들 정도로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김 의원의 뒤를 이어 봉명그룹 창업주인 고 이동녕회장의 3남인 이승무의원(1백34억원),엄청난 부동산을 갖고 있는 정해영 전 국회 부의장의 아들인 정재문의원(1백29억원)이 포진하고 있다.
부산의 유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송두호의원도 1백20억원으로 신고,부호의원 반열에 들었다.
이들외에 영동지방의 대표적 기업인 경월소주를 경영하는 최돈웅의원은 『1백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고 상지대 이사장인 김문기의원,쌍마섬유의 김동권의원도 「1백억원대」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상위 「빅5」는 김진재 이승무 정재문 송두호 최돈웅 김문기 김동권의원중에서 나올 전망.
「빅5」에는 들지 않지만 현대건설 회장으로 「샐러리맨의 신화」였던 이명박의원은 70억원대의 재산을 신고했다.
민주계에선 건설업을 하는 김운환의원이 52억원으로 부자대열에 들었으며 오장섭의원(대산건설)과 민주당에서 탈당한 임춘원의원은 각각 38억원으로 재산을 공개했다. 그러나 임 의원의 경우 「최소 1천억원」이라는 얘기가 파다한 상태.
구체적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현수의원(유진실업)의 재산도 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평우의원(경남여객)은 28억8천만원으로 신고.
이밖에 이상득의원은 33억원,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구천서의원 29억6천만원,배명국의원(장복건설)은 29억7천만원,전문경영인 출신인 정필근의원(일동제약)은 19억원으로,박재홍의원(동양철관)은 25억원으로 재산등록을 마쳤다.
○…당내 유력인사의 재산도 관심사. 박준규 국회의장은 항간에 「수백억원의 거부」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41억8천만원에 그친 것으로 판명됐다. 박 의장측은 『소문은 소문일뿐』이라며 재산등록전에 상세한 재산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아들에게 「먹고 살만할 정도」의 재산만을 주고 자신의 아호를 딴 송산문화재판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재산공개와 맞물려 불필요한 소리를 듣게 될까봐 올 하반기로 이 계획을 연기했다는 후문.
민정계 중진인 김윤환의원도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는 풍문과는 달리 자택인 서초동 빌라를 포함,25억원대의 재산을 신고.
또다른 중진인 이한동의원은 직접 자신이 작성,『발표 때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하고 있어 정확한 액수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
김재순 전 국회의장의 재산내역도 알려지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외에 다선그룹인 권익현(14억원) 이만섭(11억9천만원) 이춘구(9억9천만원) 정석모(35억원) 박준병의원(16억원) 등은 10억∼30억원선의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김용태 전 원내총무는 12억원으로 등록.
○…공직자 출신의 재산도 대표적인 관심거리.
특히 「돈」을 만져온 경제각료나 금융인 출신의원의 부는 관심을 넘어 주시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그룹에는 나웅배(경제부총리) 이승윤( 〃 ) 금진호(상공부장관) 유돈우(주택·기업은행장) 정재철의원(한일은행장)과 정치자금역을 맡아온 이원조의원이 있다.
이들중 노태우 전 대통령 처남인 금 의원이 45억원으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나웅배(26억원) 이원조(25억원) 정재철(22억원) 유돈우의원(21억원)이 모두 20억원대를 기록했다.
6공 때 총리를 지낸 노재봉의원은 78억원을 소유한 재력가. 노 의원은 부친이 나전모방의 사주였고 이를 지난 60년대에 매각,상당한 재산을 소유.
또 6공시절 안기부장을 역임한 박세직·안무혁의원은 각각 25억원,18억원으로 신고했으며 노동·공보처장관을 지낸 최병렬의원은 25억원으로 신고. 최 의원은 언론인 시절 사둔 경기 부천의 「사우촌」 부지가 역곡역 신설로 금싸라기 땅으로 변하는 바람에 넉넉한 재산을 갖게 됐다는 후문.
사정수석 출신의 김영일의원과 경제수석을 역임한 김종인의원,공보처차관 총리비서실장을 거친 강용식의원은 각각 12억원과 10여억원의 재산을 신고.
5공시절 문공부장관을 지낸 이웅희의원의 재산은 20억7천만원이었으며 지사·교통부차관 출신의 유흥수의원의 재산은 16억원선. 5공 초기의 실세였던 허화평·허삼수의원은 각각 18억원,12억원으로 등록했으며 내무·국방장관 등을 역임한 정호용의원은 25억원,서울시장을 지낸 정상천의원은 15억원대.
국회 상임위원장별로 보면 정재문 외무통일·유학성 국방위원장(65억원)이 다른 상임위원장들과 현격한 재산차를 보였다.
정·유 위원장 뒤로는 현경대 법사(15억원),양정규 교체(12억원),정시채 농림수산(11억원),노인환 재무(6억원),서정화 건설위원장(5억원) 등이었다. 서정화 내무위원장의 재산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위원장으로서는 유 위원장 다음 순위를 차지할 전망.
○…「가난한」 의원들은 민주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재산순위의 골찌를 차지한 김호일의원은 『전재산이 1천3백만원』이라고 밝혀 주변사람까지 놀라게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역구(마산·합포)에서는 형집에서 살고 서울에선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데 보증금이 5백만원만 남은 상태.
농민출신인 박경수의원은 강원 원주의 농촌주택과 소 20마리 초지용 임야를 합쳐 모두 6천5백만원의 적은 재산을 갖고 있다. 광부출신인 유승규의원은 사당동 연립주택 전세금과 태백의 자택을 포함,1억원선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들외에 강삼재(2억3천5백만원) 서청원(2억7천만원) 노승우(3억9천만원) 강신조(3억9천만원) 박희부의원(4억원) 등이 서민그룹에 속하는 의원들이다.
그러나 국회 부의장인 황격주의원은 7억원,신상우의원은 10억원을 신고.
공화계도 이 그룹에 끼는 경우가 많다. 6선의 이종근의원은 「청빈거사」라는 별명처럼 3억6천만원으로 신고했다.
민정계에서는 해직 언론인 출신인 박범진의원이 5억6천만원을 신고했는데,신고가액은 모두 시가로 계산해 이채.
박 의원외에 김한규(5억원) 서정화(5억원) 서수종(6억원) 권해옥(6억7천만원) 허재홍(6억원) 이세기(7억원) 황윤기(8억원) 강재섭(8억원) 김길홍의원(8억8천만원)이 의원중 하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밖에 김종하(5억원) 하순봉(7억1천만원) 박정수의원(9억원)의 재산이 10억원선을 넘지 못했으며 탤런트 출신인 이순재의원의 재산도 8억8천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장영철(21억원) 나오연의원(12억5천만원) 등은 비교적 넉넉한 편에 속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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