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뒷말 사연도 갖가지/「학자 재력가」 의아… “유산” 풀이/“신고액 의외 적다” 실사론 대두/“무연고지 땅 어떻게 해석” 찜찜/부동산은 매입가,예금은 실제금액 모순 지적도관가는 20일 장관급 및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공직자의 재산공개가 있자 재산공개가 갖는 개혁의 의미를 반추하면서도 공개내역을 놓고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종합청사 주변◁
○…교수출신이며 「재야」의 분위기를 풍겨왔던 한완상부총리가 9억원의 재산을 공개하자 통일원 직원들은 우선 어리둥절해하는 분위기.
그러나 한 부총리가 다른 장관들과는 달리 자신이 살고 있는 현대아파트(52평)를 시가에 가까운 5억원으로 계산했음이 밝혀지자 안도하는 모습들.
○…외무부는 학자출신인 한승주장관이 재산공개가 40명중 2위의 「재력가」로 밝혀진 것에 대해 크게 의아해하는 모습. 특히 한 장관이 전답과 임야,점포·건물까지 다양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고개를 갸우뚱.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듯 한 장관의 한 측근은 『총재산 22억원중 13억원 이상이 노모(75세)의 소유』라며 『사업을 하던 부친이 지난 57년 돌아가시면서 1백억원 이상의 유산을 모친에게 상속했었다』고 설명.
이 측근은 『한 장관의 모친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현재 남아있는 재산을 장학재단을 설립하는데 쓸 예정』이라며 『지금도 모친은 대학생들을 수명씩 선발해 일지장학금을 주고 있다』며 한 장관의 「결백성」을 강조.
○…총무처 직원들은 최창윤장관이 상당한 「재산가」로 소문나 있었기 때문에 다소 염려했었으나 대부분의 재산들이 소아과 의사인 부인명의로 돼있어 일단 안도. 그러나 최 장관 부인의 소유재산 가운데 논과 임야 점포 등이 포함돼 있어 여전히 찜찜해 하는 모습들.
○…오인환 공보처장관이 공개한 재산이 10억원으로 밝혀지자 공보처 직원들은 『부인이 20여년 이상 약국을 경영한 점을 감안하면 과다·과소중 어느쪽도 아니다』며 무난하다는 평가.
○…김덕룡 정무1장관은 「골수야당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의사인 관계로 상당한 재산이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났었는데 「4위」에 머무르게 되자 『1등을 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눈치들.
○…권영자 정무2장관이 가장 「가난한」 장관으로 확인되자 관계직원들은 한편으로 안도하면서도 권 장관이 남편재산의 10%도 갖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토로.
직원들은 『권 장관이 오랫동안 남편과 맞벌이를 해왔는데도 재산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무2장관실의 여성입지강화 업무를 상기시키기도.
○…이민섭 문화체육부장관이 공개한 7억8천여만원의 재산에 대해 직원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지 않다』고 여기는 분위기.
또 실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대부분 회의적.
▷경제부처◁
○…경제부처 관계자들은 대체로 『재산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사상 처음 내역을 공개했다는데 의의를 둬야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공직 재임기간중 비정상적인 축재가 있는지를 사후 추적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는 반응들.
40대이상 중년층 간부들은 『우리 경제가 급속성장한 60·70년대 공직생활을 한 입장에서 자산관리 차원으로 땅 몇백평 안사둔 사람이 흔치 않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 그러나 30대 이하 젊은 직원 가운데 일부는 『부동산 가격급등으로 상당수 공무원들이 집 한칸 마련못해 전전긍긍하는데 장관들의 공개된 재산규모가 생각보다 많아 의아하다』고 고개를 갸웃하기도.
일부 관계자들은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장관은 자산규모가 시가보다 40∼50% 가량 적게 신고되고 예금 등 금융자산 보유자는 거의 실제금액에 가깝게 처리되는 모순이 있다』며 국세청 기준시가 등 현행 부동산 관련제도의 허점을 지적. 또 나이가 적은 자녀들이 수천만원씩 입금된 은행예금 계좌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어 공개를 앞두고 재산을 일부러 분산했다는 의혹과 함께 증여여부에 대한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대두.
내주중으로 알려진 차관급 재산공개는 현직 차관중 관료출신이 많이 재산관리를 꽤 엄격히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
한편 모부처 1급 관리는 재산등록을 앞두고 가족들과 자산내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부인소유 토지가 확인돼 한바탕 부부싸움을 벌였다는 소문이 나돌아 이번 재산공개가 공직사회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음을 반영.
○…이경식부총리는 차남이 운영하는 대신기계의 주거래은행 지점에서 본인뿐 아니라 부인 장남부부 차남부부 각각의 명의로 총 2천3백만원의 정기예금을 들고 있어 주목.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기업을 운영하다보니 대출받은 대가로 예금을 들어주는 형식의 「꺾기」를 당한게 아니냐』며 혀를 끌끌. 홍재형 재무장관이 주택외에 별다른 재산이 없는 것으로 공개되자 재무부 관계자들은 오해소지가 없어 다행스럽다는 표정.
허신행 농림수산부장관의 경우 등록된 재산이 2억9천만원으로 가장 적었으나 전남 동광양시 모친소유 주택가격이 재산세 과표대로 8만5천6백원에 신고돼 다소 구설수. 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에 대해 직원들은 『그림과 부인소유 1캐럿짜리 다이아반지까지 공개,신고의 성실도는 단연 1위일 것』이라고 평가. 고병우 건설부장관은 임야를 상당수 소유했으나 하나같이 고향인 전북 옥구군 소재 선산주변 논밭이어서 대부분 직원들이 안도.
▷사회부처◁
○…이해구장관의 재산규모가 다른부처 장관들보다 적은 7억원으로 드러나자 내무부 공무원들은 이 장관의 그동안 경력 등으로 미뤄 못믿겠다는 표정들.
더구나 아파트,지구당 사무실,골프회원권,예금이 재산의 정부인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
○…법무부 관계자들은 김두희장관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호아파트 55평 자택외에는 본인소유 부동산이 없는 것으로 공개되자 투기의혹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안도.
그러나 예금액수가 1억5천여만원이나 되고 골프장 회원권을 2장이나 갖고 있는 것은 의외라는 반응.
이에 대해 김 장관측은 『골프장 회원권은 70년말 회원권 1장에 70만∼80만원일때 구입한 것이며 주식도 현 시가 수준대로 공개했다』고 설명.
○…검찰은 박종철 검찰총장의 공개재산이 19억7천여만원으로 액수에서 장관급중 세번째를 차지한데 대해 다소 놀라면서도 『성실한 신고』라고 수긍하는 분위기.
검찰 관계자들은 박 총장 소유의 경기 용인군 임야 5천9백여평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지 1백여평 등 부동산에 대해서도 『자체 감찰기능이 따로 있는 검찰 조직에서 큰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
○…이인제장관의 공개된 재산에 대해 노동부 내부에서는 국무위원들중 목록이 가장 단출하고 액수가 예상보다 적은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
그러나 부인명의로 등록된 강원 홍천에 임야 2만여평은 이 장관의 연고지와 전혀 상관이 없는 지역이어서 눈길.
○…교육부 직원들은 오병문장관 본인의 재산이 상속받은 땅,20년을 살아온 집 등 3억1천여만원에 불과한데다 부인명의의 재산이 일절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청빈한 장관을 모시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한마디씩.
교육부는 곧 있을 차관 재산공개에 대해서도 그다지 신경을 안쓰는 분위기.
직원들은 이천수차관이 승진전까지 냉방이 안되는 스텔라 승용차를 8년이나 손수 운전하고 다닌 점 등을 들어 「그 장관에 그 차관」일 것이라고 기대.
○…윤동윤 체신부장관이 전재산 5억6천여만원중 거의 절반을 예금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직원들은 『부동산 투기와 거리가 멀어 본받을만하다』는 반응.
직원들은 특히 윤 장관이 부인은 물론 두딸과 장남의 명의로 5개 은행에 31개 계좌를 갖고 있는데 대해 『금융기관의 고율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자녀들의 장래를 생각해 통장을 갖도록 한 것 아니겠느냐』며 장관 가족의 저축열을 부러워하기도.
○…환경처는 황산성장관의 재산이 각료중 수위를 차지했으나 김형철차관의 재산은 황 장관의 10분의 1 수준인 2억8천5백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대조적.
환경처 직원들은 이에 대해 『황 장관과 김 차관이 서울대 법대 동문이긴 하지만 변호사로 활동해온 황 장관과 직업 공무원의 길을 걸어온 김 차관의 재산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
○…이원종시장의 공개재산이 12억2천8백만원으로 나타나자 서울시 공무원들은 『공직경력을 감안하면 그리 많은 수준이 아니지만 청렴한 공직자로 꼽히는 이 시장의 「명성」을 감안하면 많은 편』이라며 논란.
이 시장은 송파구 삼전동의 나대지 1백55평(시가 10억원대)과 강남구 대사동 미도아파트 단지내 5평짜리 상가를 갖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시장은 19일 상오 공식해명을 통해 『삼전동 땅은 78년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 평당 15만원씩에 샀다가 그후 아파트를 분양받게돼 그대로 둔 것이며 상가는 83년 미도아파트에 입주한뒤 임대받은 것을 90년 다른 임대계약자들과 똑같이 평당 3백50만원씩에 분양받은 것』이라고 해명.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이 시장이 나대지·상가·지방토지·임야 등 다양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재산관리에 신경을 썼다는 증거』라고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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