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배신” 초강경 결의 준비/국제평화이념 중대도전 간주/총회·안보리 보고여부도 결정북한 핵문제를 다루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이사회가 예정보다 앞당겨 1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다.
특별이사회를 앞둔 IAEA에는 긴장과 우려가 느껴지고 있다. 지난 12일 나온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은 북한의 특별사찰 수용을 위해 노력해온 IAEA로서는 갑작스런 상황의 반전이다.
북한이 85년 가입한 NPT를 탈퇴한다는 것은 92년에 서명했던 IAEA와의 핵안전협정을 무위로 돌리며 모든 문제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핵의 평화적 이용과 협력을 목적으로 삼고 있는 IAEA의 근본이념을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68년 성립된 NPT에는 1백54개국(북한 포함)이 가입해 있으나 탈퇴한 나라는 지금까지 북한이 처음이다.
IAEA 관측통들은 북한이 지난 2월 정기 이사회가 설정한 1개월의 시한내에 특별사찰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꿀 것으로 낙관하지는 않았었다. 그렇지만 북한이 완전고립을 자초할 NPT 탈퇴를 행동에 옮기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었다.
북한 대표단은 2월 이사회에서 사찰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자위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었다. NPT 헌장은 회원국이 국가의 최고이익이 침해받는다고 판단할 때에는 경위를 해명하고 탈퇴할 수 있따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성명은 대체로 위협으로 간주됐을 뿐이다.
IAEA의 한 관계자는 IAEA가 북한에 한달간 기간을 더 줌으로써 북한을 고무하려는 긍정적인 제스처를 보인데 대해 북한은 완전 배반으로 응답했다고 실망을 나타냈다.
IAEA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우선 북한의 NPT 탈퇴선언을 번복시키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탈퇴가 발효되려면 3개월의 기간이 남아있으므로 헌정상 의무사항인 사찰수용도 거듭 촉구할 전망이다.
이라크에 대한 대처미숙으로 신뢰성에 큰 손상을 입은 IAEA로서는 북한문제마저,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이사국들은 북한의 탈퇴결정에 대한 남득할만한 해명을 요구하고 강도높은 결의안 채택으로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북한 핵문제를 유엔안보리와 총회에 보고하는 문제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IAEA 회원국으로서의 북한의 권리와 자격을 박탈하는 제재조치도 검토 대상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북한의 반발과 고립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회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특별사찰 이행이 당사국의 동의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NPT 탈퇴국에 대한 조치도 IAEA의 법적·제도적 테두리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설득과 추구외에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게 IAEA의 고민이다.
결국 북한의 핵문제는 북한이 자세를 바꾸지 않는한 보다 강압적이고 효율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유엔안보리의 개입과 미국의 대북정책에 의해 해결의 고리가 풀릴 것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시점은 문제의 본질인 북한의 핵무기개발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데 따라서 더이상 지체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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