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후 첫 대북조치 의미/대화재개 핵·경협문제 진전 예상이인모씨의 송환을 둘러싸고 지루하게 전개되었던 남북간의 논란이 우리측의 획기적인 자세전환으로 인해 해결점을 찾게 됐다.
이씨의 무조건 송환이라는 정부의 이번 방침은 새정부 출범후 처음 내려진 대북조치여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김영삼정부의 「새로운 모습」이 대북정책에서도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한 셈이다.
또한 이는 남북관계의 막힌 곳을 뚫기 위한 우리 정부의 극적인 대북 유화자세로 보여져 향후 남북관계의 전개와 관련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우선 김영삼대통령의 평소 소신인 「민족우선주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송환결정 자체가 김 대통령의 최종적 판단에 의해 내려진 흔적이 짙다.
이와관련,김 대통령은 이미 취임사에서 남북문제를 「민족문제」의 관점에서 다룰 방침임을 천명한바 있다.
따라서 김 대통령의 이번 민족주의 경향은 앞으로 남북문제가 전략적 또는 이데올로기적인 관점보다는 인도주의적이고 민족적인 측면에서 주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현재 남북간의 현안으로 걸려있는 핵문제,경협문제,이산가족문제 등에 대해서도 새정부가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을 정립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김영삼대통령 자신이 이번 결정으로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대북정책을 펴나갈 생각임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날 대북정책의 핵심결정기관으로 새로이 구성된 통일관계장관 전략회의의 멤버들이 한완상 통일부총리를 선두로 과거와 달리 한결같이 진보적인 대북정책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시사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당장 기대되는 효과로는 남북대화의 재개를 우선 지적할 수 있다.
이씨 송환을 위해서는 남북간의 협상채널 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연히 남북간의 대화도 재개되는 셈이다. 이번달 말이면 대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팀스피리트훈련도 끝나게 되는 만큼 대화재개의 여건은 충분히 성숙됐다고 할 수 있다.
이간가족 문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 8차 평양 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이씨 송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이산가족방문의 정례화와 판문점 이산가족면회소 설치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표시한바 있다.
하지만 이씨 송환이 긍정적인 측면만 지니는 것은 아니다.
이씨를 되돌려받은 북한 당국이 이를 대남 공세에 호재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자신들이 벌여온 대남투쟁의 승리로 선전할 수도 있다.
이들보다 더 큰 문제는 1천만 실향민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소외감과 불만일지도 모른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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