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진국이 되기를 얼마나 희구했던가.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의 4용」 가운데 한국만이 중진국의 상위권에서 그대로 유급하고 다른 3국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발표된 「세계은행의 동아시아 및 태평양연안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괌 마카오 뉴칼레도니아와 함께 상위중진국으로 분류된 반면 홍콩 대만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국이 OECD(경제협력 및 개발기구) 비가입 선진국으로 분류됐다.평가기준은 1인당 GNP(총국민생산액). 선진국으로 새롭게 분류된 대만(이하 91년 기준·8천7백88달러),홍콩(1만3천2백달러),싱가포르(1만2천8백달러) 브루나이 등 4개국은 대략 1만달러에 근접하거나 상회했다.
한국은 1인당 GNP 6천3백40달러(91년 기준)로 같은 「4용」의 멤버였던 3개국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 4용」의 대열에서 완전 탈락한 것이다. 한국은 80년대 하반기에 경제개발에 성공한 신흥공업국(NICS)이라하여 찬사를 받았었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의 4용」 가운데 제일 큰 국가일뿐 아니라 88올림픽 개최 등으로 전세계 매스컴의 표적이 됨으로써 한국의 경제적 성공은 한국의 뒤를 따르는 후발개도국과 새롭게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구 소련,동구 및 중국 등에게 모방할만한 성공사례로 평가돼왔다. 한때는 미국과 일본까지 한국의 경제잠재력을 두려워할 정도까지 됐었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성장신화는 올림픽이후 물가고,무역적자의 증대,국제시장점유율의 감소 등 국제경쟁력의 약화 결과가 드러나면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문제의 세계은행 보고서는 한국의 낙후된 경쟁력을 확인해준 것이 됐다. 한국경제가 어찌하여 이러한 수모를 겪게 됐는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기업·가계근로자 등 세 경제주체 모두가 과오를 범했다. 정부는 흑자관리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주택건설 2백만호 등 과도한 팽창정책을 채택,경제의 거품현상을 촉진했다. 또한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는 경제안정화 과정에서 선거 등 정치외적 요인도 가미돼 경기침체를 가져왔다. 기업들은 기술개발투자,설비투자 등 경쟁력 향상보다는 재테크,부동산 매입 등에 오히려 관심을 기울이는 파행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임금은 크게 인상되면서 노동의 질이 저하됐다. 과소비풍조가 사회에 만연되기도 했다.
한국경제의 경쟁력 저하는 자업자득이라 하겠다. 김영삼대통령은 「신한국」 「신경제」로서 한국경제를 회생시킬 것을 공언하고 있다. 모든 경제주체들과 국민들이 환골탈태의 각오로 다시 뛰지 않는한 선진국에의 진입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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