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의 장관을 임명할 때마다 9명의 적을 만들고,한사람의 배은망덕 자를 만든다』 미국 27대 대통령 태프트의 말이다. 대통령의 인사정책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문제인가를 한마디로 설명해준다. 대통령의 장관 선임이 잘못됐을 때,대통령의 체통은 말할 것도 없고 행정부 전체의 위기로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인사정책을 잘못한 대통령은 카터이고,잘한 대통령은 케네디로 평가된다. 카터는 장·차관 등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정무직 고위관리들이 대통령의 정책방향을 따르지 않았다. 고민끝에 카터는 임기만료 1년반을 남겨 놓았을 때 장·차관 등 고위직 관료들을 대폭 교체,팀을 새로 짰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던 것이다. 그래서 카터는 재선에 실패하고 말았다. ◆케네디는 달랐다. 재임 3년도 채 못돼 비명에 간 케네디지만 아직도 그가 미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것은,뛰어나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국가운영을 제대로 해보려던 노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점들로 미뤄 본다면 대통령의 인사정책에는 일정한 원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없으면 그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고 만다. ◆대통령인사에서 원칙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대략 4∼5가지로 요약된다. 선거에 대한 기여도·전문성·청렴결백 등 도덕과 윤리적 기준에 합당하느냐 것과 충성도 등이 꼽힌다. 그런데 우리 문민대통령의 장관 등 고위직 임명의 경우는 어떠했던가. ◆김영삼대통령은 자신의 정통성·정당성만을 믿고 장관과 측근 참모들을 고르는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보안유지로 「깜짝 인사」를 하다보니 수단이 목적화한 측면 또한 없지 않다. 그러나 때가 아주 늦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제부터라도 장·차관 등 고위직 피임자들에 대해 일제히 정밀 신상조사를 실시하고 부적격자를 골라내 진용을 새로이 짠다면,첫번째의 시행착오 정도는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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