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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대통령궁,기자집 도청 “파문”/불지 비밀보고서 입수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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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대통령궁,기자집 도청 “파문”/불지 비밀보고서 입수폭로

입력
199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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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조직서 언론감시역할” 입증/총선 보름전… 미테랑정권 치명타엘리제궁이 르몽드지의 유명사건 기자의 자택전화를 도청해온 사실이 밝혀져 총선을 보름 앞두고 미테랑 정권이 치명타를 맞고 있다.

이 사건은 프랑스 유력신문인 리베라시옹지에 의해 4일 폭로돼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가 지시를 내렸고 어느 선까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밝혀지는대로 엄청난 정치적 파급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리베라시옹지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엘리제궁의 대테러조직이 85년말부터 86년 2월까지 두달간 르몽드지의 에드위 플레넬 기자의 집을 도청했다고 대대적인 특종 보도,큰 파문을 던졌다.

르몽드지도 이 신문을 인용,역시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하면서 두페이지 전면에 걸쳐 관련기사를 게재했다.

리베라시옹지가 입수,폭로한 도청내용 보고서는 비밀문서 도장이 찍힌 원문 그대로로 대통령궁의 보안조직이 얼마나 치밀하게 언론을 감시하고 정보를 빼냈는지를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모두 16차례로 확인된 도청은 이 기자와 편집간부와의 대화는 물론,동료 및 여자친구,정부관리 등 취재원과의 통화내용이 그때마다 기록,분석돼 보고서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통화일시·상대방·통화중 언급된 인물과 단체·주제·통화요약·참고정보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분류돼 정리됐다.

특히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그린피스호 폭파사건 등과 관련한 플레넬 기자의 취재활동이 중점 도청됐다. 그는 도청보고서의 내용이 사실과 완전 일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도청의 증거가 확실히 드러남에 따라 언론은 국가가 명백한 불법인 도청행위를 광범위하게 그리고 오랜기간동안 해왔을 것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도청행위는 미테랑 대통령의 집권직후인 82년 8월 엘리제궁에 신설된 대테러조직에 파견된 국토보안국(DST) 소속의 대통령 경호담당 피에르 이브질레통에 의해 시행된 것으로 도청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 도청은 86년 3월 총선에서 우파가 승리,「코아비타시옹(동거) 내각」이 들어서기 직전 중단됐다.

대테러조직은 공안헌병대를 관할하는 기구의 책임자였던 크리스티앙 프루토가 지휘했으며 그는 대통령궁의 부실장인 질레스 메나지와 직접 연결돼 있다. 또한 당시 파비우스 총리실 실장인 루이슈바이처도 도청에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최고위 관련자로 알려진 메나지는 현재 국영 프랑스 전력공사 회장이며 슈바이처는 국영 르노자동차사의 회장이다.

이들은 리베라시옹지의 질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로 그같은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언론에 대한 도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리제궁 대변인은 보도가 나간직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를 원치 않는다고만 밝혔다.

한편 폴레넬 기자는 이날 르몽드지에 직접 쓴 기사를 통해 도청에 대한 심증은 갖고 있었으나 증거가 없었다고 밝히고 누가 도청행위를 지시했는지를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르몽드지에 추적기사란인 「폴리스(경찰)」라는 추적기사를 써왔고 지난해 정치스캔들을 다룬 「그림자의 한쪽」이라는 책을 펴낸 민완기자이다.

르몽드지는 플레넬 기자가 곧 제기할 소송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르몽드사로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별도의 기사를 게제,권력과 언론의 대결을 예고했다.

엘리제궁의 도청스캔들은 베레고부아 총리와 파비우스 전 총리,엠마누엘리 하원 의장 등 핵심인물들이 지난해부터 모두 부정과 반도덕적 추문에 연루된 집권 사회당의 정치적 장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있다. 총선에서의 대패가 더욱 확실해진 것은 물론 미테랑의 정치적 운명도 불안한 상황이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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