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 판사 첫 탄생/어제 임관한 이흥구씨

◎서울대 재학중 보안법 구속 경력/대법,격론끝 임용… 세모습 보여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었던 운동권 학생이 판사가 됐다. 2일 상오 열린 법관 임관식에서 판사로 임관돼 서울지법 남부지원으로 발령받은 이흥구씨(30)는 사법사상 첫 운동권 출신 판사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2일 이씨가 판사임관 신청을 하자 이씨의 전력문제로 격론을 벌인끝에 판사로 임용키로 최종결정론을 내려 달라져가는 사법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남 통영고를 졸업한 이씨는 82년 서울대 공법학과에 입학한뒤부터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4학년때인 85년 7월 「깃발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씨는 86년 5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뒤 이씨는 87년 9월 6공 출범 7개월만에 특사로 복학,한때 기업에 취직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씨는 인권옹호의 파수꾼이 되기로 새다짐하고 89년부터 사법시험 준비에 몰두,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해 지난 2월 사법연수원 2년과정을 수료했다.

2남1녀중 막내인 이씨는 그동안 걱정거리만 안겨준 홀어머니 이무순씨(59)에게 판사임관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렸다고 한다.

이씨는 92년 9월 같은 학과 후배 김문희씨(27)와 결혼,서울 관악구 신림1동 전세방에서 부인의 시험준비를 돕고 있다.

사법연수원에서 1주일간의 초임 판사연수를 받은후 법복을 입게 될 이씨는 『공정하게 심판하는 법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장현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