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는 정치군인의 정권 찬탈 쿠데타”/육사 8기생 회고록 냈다/수기형식 감회·체험담아/동기생 축재도 자성/1월 발간… 뒤늦게 공개60년대이후의 한국 현대사에서 풍운의 주역으로 관심의 표적이 돼온 육사 8기생들이 회고록을 냈다. 육군 사관학교 제8기생회(회장 윤흥정 예비역 중장)가 군인공제회를 통해 지난 1월 출판한 「노병의 증언육사 8기사」(비매품)는 49년 임관이후 6·25 전투경험과 육사 8기들이 주동이 됐던 5·16은 물론 12·12 사태까지 그들이 겪었던 주요사건을 각 개인의 수기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육사 8기생들은 김사도 편찬위원장의 서문,윤흥정회장의 발간사,김종필 민자당 대표의 발문 등을 통해 이 책이 격동의 시대속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노병들의 솔직한 감회와 체험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며 아무런 과장도 없는 진실 그대로의 수기라고 밝히고 있다.
1천3백70쪽 총 6편으로 구성된 책은 건군의 초석,한국전쟁,전투수기 및 참전기록,현대사속의 8기생,회고,신상기록 등을 수록하고 있다.
26편의 회고문중 10·26 당시 청와대 경호실 차장이었던 이재전씨(중장)의 「8기생이 본 12·12사태와 교훈」은 8기생들의 집약된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12·12사태는 「전두환소장이 주축이 된 하나회와 보안사가 주동이 돼 군통수권자인 최규하대통령의 허락없이 전후방의 부대를 불법 동원,직속상관인 육군 총장겸 계엄사령관 정승화대장을 납치구금함으로써 야기된 쿠데타」이며 「출세욕에 물든 정치군인들이 정권을 찬탈하려는게 주목적이었다」는 것이다.
8기생들은 이 하극상으로 군대가 국민들의 저주대상이 됐다고 지적,후일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12·12의 진상과 책임소재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런 일이 자행된데는 8기생들의 책임도 적지않다고 자성하면서 5·16 주동인사중 축재와 영달만을 꾀한 동기생,12·12때 거사를 위한 경복궁 회동에 참여했던 8기생 3성장군,군내 파벌과 사조직을 부추긴 일부 동기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회고문중에는 6·25 발발전인 5월부터 각종 남침정보를 입수,장도영 육본 정보국장에게 보고했으나 안일한 분석과 군수뇌부의 무능으로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비화도 있다.
이밖에 회고록에는 김종필 민자당 대표의 참전기,6·25의 각종 상황도,육본발행 전투상보 및 전사,각종 사진 등 중요한 자료도 수록돼 있다.
8기생들이 회고록을 내기로 한 것은 지난 90년. 후배들에게 뜻있는 역사적 사실과 교훈을 남겨주자는 뜻이 모아져 김사도씨 등 16명으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회원 1백20여명의 수기를 접수,내부심사를 거쳐 뼈대를 만들고 각종 자료를 참고,한국전쟁사와 개인신상기록 편집을 마쳤다.
지난 1월 책을 내고도 민감한 내용때문에 보급을 꺼려온 8기생들은 곧 뒤늦은 출판기념회를 열어 이 책을 공개하기로 했다.
49년 5월 1천3백45명이 임관,4백25명이 전사·순직하고 3백58명이 사망·행방불명돼 육사 8기생중 현재 생존자는 5백62명이다. 8기생중 주요 인사로는 김종필 오치성 이희성 김종호 차규헌 고재일 길재호(사망) 조철권 윤흥정 이범준 김형욱(사망) 강창성 윤필용 진종채 전성각 옥창호 이재전 이병희 방자명씨 등이 꼽힌다.<이윤재기자>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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