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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화재… 아비규환 4시간/뉴욕 무역센터 폭발 참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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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화재… 아비규환 4시간/뉴욕 무역센터 폭발 참사현장

입력
1993.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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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역 천장 “폭삭”… 순식간에 승객 덮쳐/건물내 수만명 대피,영화 「타워링」 방불7백여명의 사상을 낸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의 폭발참사가 미 대통령 경호차량을 겨냥한 폭탄테러로 추정되는 가운데 연방 수사당국은 범행의 배후를 세르비아와 회교 테러단체쪽으로 압축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사고직후 뉴욕 일원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현장검증과 목격자 증언 등 전황을 토대로 대대적인 범인 색출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사고직후 「세르비아 해방전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전화가 걸려왔던 점을 들어 이날 사고가 유고사태와 관련된 테러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중시하고 있다.

사고현장을 생중계하고 있던 W­CBS TV방송국에 동구권 언어로 전화가 걸려왔던 사실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테러전문가들은 또 사고당일이 걸프전 발발당시 미국의 쿠웨이트 진격 2주년이라는 사실을 지적,이라크를 포함한 회교 과격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

그러나 사고직후 수사당국에는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어 수사방향에 혼선을 빚고 있다.

한편 경찰측은 이번 테러에 사용된 폭발물이 2백파운드 가량의 C4 플라스틱 폭발물이라고 잠정 결론.

○…마리오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WTC 폭파사건은 폭탄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힘으로써 이 사건이 테러범들의 소행임을 확인.

그는 이날밤 「래리 킹 라이브쇼」에 출연해 『내가 입수한 정보로는 이 사건이 분명히 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내 목표물에 대한 테러공격이 발생하기는 수십년만에 처음이라고 지적.

그는 폭탄이 『건물 지하2층 주차장 바닥에 설치돼 있었으며 이곳은 대통령이 뉴욕방문시 사용하는 리무진과 대통령 경호실 소속 승용차들이 주차돼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고 전언.

○…폭발물이 터져 참사를 빚은 WTC 지하2층 주차장은 대통령 경호실이 평소 대통령전용 리무진을 포함한 1백대 이상의 관용차를 주차시켜두는 곳이어서 이 사건이 정치적 목적에서 치밀히 계획된 테러일 가능성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데일 윌슨 대통령 경호실 대변인은 사건현장에 있던 경호용 차량 1백대 이상의 차량중 수대가 파손됐다고 시인했으나 『당시 대통령전용 리무진은 현장에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디디 마이어스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오는 1일 뉴저지주의 뉴브 룬스윅을 방문키로 돼있으나 이번 사건이 이를 방해하기 위해 저질러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치적 목적에 의한 테러 가능성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현장에서 즉사한 4명을 포함해 사망자 5명과 부상자 6백5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복구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자는 다소 늘어날 전망.

사망사고는 주로 쌍둥이 건물 지하에 있는 지하철역의 천장이 무너져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을 덮치면서 발생했고 부상자들은 대부분 폭발이후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와 이로인한 유독가스 때문이라고 소방당국이 설명.

사고직후 WTC는 정전과 함께 통신이 두절되고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와 연기가 빌딩을 타고 올라가는 바람에 지하철과 빌딩안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느라 영화 「타워링」을 방불케하는 아비규환의 소동을 연출.

경찰·소방관·비상의료팀이 현장에 긴급 출동,헬기까지 동원해 인명구조작업을 벌였으나 1백10층 건물 각층에 근무중이던 직원이 5만여명을 넘어 구조작업은 4시간이 훨씬 넘게 소요.

또한 WTC내 증권거래소와 세계를 상대로한 설탕·목화 등 거래소가 업무를 중단,미국경제의 흐름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으며 귀가를 서두르는 회사원과 몰려드는 긴급차량 등으로 맨해턴 남부 일대가 일시 마비됐다.

또 폭발과 화제로 인해 건물 입주자들의 거래전산망 일부가 손상되고 건물 옥상에 설치된 뉴욕일부 TV방송국의 송수신 안테나가 고장나 한때 방송이 중단되기도 했다.

WTC의 한 직원은 『이번 사고로 인한 건물의 붕괴위험은 없으나 복구작업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돼 정상적인 업무재개는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고 언급.

○…WTC에서의 사고발생 직후 맨해턴의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과 유엔빌딩에도 폭파위협 전화가 잇달아 걸려와 뉴욕전역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지는 등 파장이 확대되는 양상.

연방경찰은 폭파위협을 받은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과 유엔본부 건물에서 입주자를 대피시키는 한편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연방경찰은 또 뉴욕항공 등 3곳의 공항에도 테러 가능성 등에 대비한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워싱턴에도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경계태세를 강화토록 조치.

○…폭발사건이 일어난 쌍둥이 빌딩에는 한국의 럭키 대우 동서 현대 등 6개 증권회사와 대한투자신탁회사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데 사건당시 현장에 있던 50여명의 한국인중에서는 인명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빌딩 84층에 있던 럭키증권의 한정훈씨(미국 투자담당)는 『「꽝」하는 폭음과 함께 사무실이 크게 흔들리고 곧이어 전기가 끊기고 전화가 불통돼 큰 화재가 나 죽게된 줄로만 알았다』면서 『어둠속에서 손전등에 의지해 계단을 내려오는데만도 3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사건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돌이켰다.<뉴욕=김수종특파원·외신=종합>

◎1백10층… 세계서 2번째 고층

▷세계무역센터◁

세계무역센터(WTC)는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는 맨해턴의 다운타운에 위치한 6개의 빌딩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빌딩층에서도 1백10층(4백19m)짜리 빌딩 2개로 구성된 트윈타워(쌍둥이 빌딩)는 시카고 시어스타워(4백43m)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뉴욕의 명물. 1백7층에 있는 전망대는 미국을 찾는 세계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

쌍둥이 빌딩에는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1천1백여개 회사가 입주해 있으며 주로 금융 보험 증권 가입주자의 대부분을 이룬다.

57층에는 뉴욕주지사 사무실을 비롯해 연방기관 사무실도 입주해있다. WTC는 입주회사 직원 5만여명을 포함해 하루 13만명이 왕래하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빌딩이다.

지난 73년 건축된 WTC는 지하는 지하철로 연결되고 옥상에는 뉴욕의 주요방송 안테나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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