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부처 장관의 새 얼굴이 발표되자 공무원들은 권영해 국방부차관과 윤동윤 체신부장관이 장관으로 승진한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권 차관의 장관 발탁은 종전의 관행과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른 아침부터 초조하게 발표를 기다리던 국방부 직원들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이다가 축제분위기에 싸였고 각군 본부 직할부대도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만년 3등부처」로 낙하산 타고 내려오는 장관을 맞기 일쑤였던 체신부장관에는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국방부와 군이 이번 인사를 전례없이 반기는 것은 최근 급변하는 군의 의식과 무관치않다. 정치와 일정거리를 두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때에만 군이 발전할 수 있다는 현실인식은 이제 국방부와 군에서는 상식이돼 있다.
군의 이런 인식은 장관이 발표된 직후 『전례없이 국방부 차관이 장관으로 발탁된데 대해 국방부 직원들은 대환영을 표하며 국방부 인사관행 확립에 훌륭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말에는 실무능력이 뛰어난 군사전략가로 인정받는 신임장관에 진정한 「국민의 군대」로서 군이 지향해야 할 길을 함께 열어가자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체신부 직원들도 행정사무관으로 출발후 27년동안 부내의 여러자리를 거쳐 직원들의 고충과 행정의 맥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 장관이 됨으로써 정보통신부로의 개편과 함께 체신부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 정부 부처는 새로운 장관을 맞을 때마다 업무보고와 「장관기르치기」에 막대한 시간과 품을 들이는 행정낭비를 되풀이해야 했다. 일을 알만하면 장관은 바뀌기 일쑤였다.
그만큼 대부분의 장관자리가 행정 문외환으로 채워졌고 행정의 일관성과 전문성은 무시돼왔던 것이다.
지금 다른 부처의 공무원들은 국방부 체신부를 부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도 사실은 부족하다. 정치적 비중보다 행정비중을 감안,실무인사를 기용함으로써 공직사회의 안정을 기하고 전문관료들의 장래를 보장해주는 인사가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