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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 선언에 수차례 기립박수/김영삼대통령 취임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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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 선언에 수차례 기립박수/김영삼대통령 취임하던 날

입력
1993.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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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천4백마리 14대 상징 비상/육해공 장성 1백명 충성맹세 경례/“오는 봄 막을 사람없다” 축하연 즉석 연설○약 50여분간 진행

▷취임식◁

○…문민시대 개막을 알리는 김영삼대통령의 취임식은 25일 상오 10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각계 인사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민적인 축복과 기대속에 약 50분간에 걸여 엄숙히 거행.

김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 전원이 기립한 가운데 연단 앞으로 나가 오른 손을 들고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완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역사적인 취임선서를 했다.

선서를 마친 김 대통령은 먼저 뒷좌석에 있는 부친 김홍조옹을 비롯한 가족들의 손을 잡은 다음 노태우 전 대통령과 최규하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단상전열의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교환.

이때 행사장 주변에서 1천4백마리의 비둘기가 일제히 의사당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가운데 예포 21발이 발사됐고 축가 「해뜨는 나라의 아침」이 울려퍼져 축하분위기는 절정.

이어 김 대통령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다시 등단,『우리는 그렇게도 애타게 바라던 문민 민주주의시대를 열기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는 말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김 대통령은 『저는 신한국 창조의 꿈을 가슴깊이 품고 있다』면서 신한국은 보다 자유롭고 성숙한 민주사회,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더불어 풍요롭게 사는 공동체,갈라진 민족이 하나되어 평화롭게 사는 통일조국』이라고 역설.

김 대통령은 『우리안에 있는 벽은 허물어야 하고 한은 풀어야 한다』고 국민 대화합을 호소하고 『세계속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자랑스러운 한민족 시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는데 연설 대목대목마다 수십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취임식은 김 대통령이 상오 9시59분 대통령 전용차로 단상뒤인 국회의사당 현관에 도착,단상에 입장하면서 시작.

김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여사는 국악단이 정악인 「만파정식지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활짝 웃음을 띠며 등단,참석자들의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다.

김 대통령이 손을 가볍게 들어 단상의 인사들과 인사를 교환한뒤 단상 중앙의 연단 왼쪽에 착석하자 사회자인 김종민 총무처 의정국장이 개식을 선언했고 군악병이 관장 양편의 국회도서관과 의원회관 옥상에 등장,팡파르를 힘차게 울리면서 식장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

○노 전 대통령 환송

○…취임식이 끝난후 김 대통령은 단상을 떠나는 최·전 두 전직 대통령과 악수를 교환한뒤 단상 좌측 계단을 통해 단상아래로 내려와 식장을 떠나 연희동 사저로 돌아가는 노 전 대통령 내외에게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며 따뜻하게 환송.

이어 김 대통령은 축하객들이 일제히 기립,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의사당 광장 중앙통로를 통해 정문앞까지 걸어나온뒤 대통령 전용 1호차를 타고 청와대로 출발. 김 대통령이 행진을 하는 동안 박준규 국회의장을 비롯한 3부요인 등 단상 주요인사들이 뒤따랐으며 중앙통로로 들어서는 입구에서는 군장성 1백명이 일제히 거수경례로 32년만의 첫 문민출신 통수권자에 대한 「충성」을 맹세.

○가로등에 청사초롱

○…국회의사당 입구 계단앞에 마련된 취임식장은 규모가 작고 화려한 색깔은 피했으며 별다른 장식도 하지 않는 등 소박하고 검소하게 장식.

특히 연단 좌우에 놓여진 2개의 주목 관상수 화분외에 별다른 축하장식이 설치되지 않았으며 배면 중앙에 청색바탕의 대통령휘장과 그 좌우를 엷은 갈색의 「한마음 매듭무늬」로 단장한 것이 장식의 전부.

국회의사당 건물 정면 좌우 양측에 대형 태극기를 드리우고 취임식장 중앙통로와 주변에 있는 가로등에 일제히 청사초롱을 내걸어 한국적인 축하분위기를 돋우었다.

단상에는 정면에서 볼때 앞줄 좌측에 김 대통령,우측에 노 전 대통령이 자리했으며 김 대통령 옆으로 부인 손여사 박준규 국회의장 김덕주 대법원장 현승종 전 국무총리가,노 전 대통령쪽으로는 부인 김옥숙여사와 선임자순으로 최규하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이 나란히 착석.

○시민들과 악수 나눠

▷카퍼레이드◁

○…김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친뒤 마포대교 용산을 거쳐 청와대로 향하던중 시청앞부터 전용 승용차 밖으로 상반신을 내밀어 연도에 몰려든 환영인파에 손을 흔들며 답례.

김 대통령을 태운 차량행렬시 시청입구쪽으로 들어서자 1백명으로 구성된 경찰악대의 「영광 대한민국」 팡파르기 울려퍼졌고 새 대통령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연도변으로 몰려나온 시민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시민들의 환호가 계속되는 가운데 김 대통령은 1호차인 캐딜락 리무진 위뚜껑으로 몸을 드러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고 시청입구에 막 도착했을 때 부인 손여사와 함께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시청입구에서부터 약 20m쯤 걸어가면서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위대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에 『우리 모두 열심히 해봅시다』라는 인사로 답례.

김 대통령은 또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건너편 문화부앞에서 승용차를 재차 멈추도록 한뒤 손여사와 함께 하차,환영나온 시민들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청와대 도착◁

○…연도 환영행사를 끝낸 김 대통령 내외는 상오 11시15분께 청와대 직원들이 도열한 가운데 청와대 본관앞에 도착.

김 대통령은 전용차에서 내려 『어세오세요』라며 반갑게 맞이하는 청운국민학교 30여명과 인사를 나눈뒤 「앞으로 앞으로」라는 동요를 부르며 문민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는 어린이들과 함께 본관앞 계단으로 이동했다.

김 대통령은 어린이들과 함께 계단에 서서 환한 웃음을 지었으며 이때 서울시립 소년소녀합창단 50명이 대통령찬가를 합창.

합창이 계속되는 가운데 어린이 대표가 김 대통령 내외에게 『건강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꽃다발을 전달했으며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들을 격려한뒤 본관으로 들어섰다.

○“키가 너무 커서” 농담

▷임명장 수여◁

○…김 대통령은 낮 12시5분 청와대 본관 2층 접견실에서 박관용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박상범 경호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

김 대통령은 임명장을 주면서 각 수석들에게 『수고해달라』 『경제를 살리는데 노력해달라』는 등의 말로 일일이 격려했다.

이날 임명장을 주는 자리는 종래 딱딱한 의전절차에서 벗어나 가족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 특징적.

특히 김 대통령은 임명장을 주고 한 사람씩 사진촬영을 하면서 키가 유난히 큰 홍인길 총무수석에게 『자네는 키가 너무 커서…』라고 조크하고 『곧 콜 독일 총리가 방한한다는데 콜 총리의 키가 워낙 커 걱정』이라고 유머러스한 말을 해 장내는 더욱 부드러운 모습.

○의사당 40년 회고

▷경축리셉션◁

○…김 대통령은 하오 5시부터 국회의사당 로렌타홀에서 각계 인사 1천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열린 대통령취임 경축리셉션에 참석,40년에 걸친 자신의 의정생활을 회고하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교환.

김 대통령 내외가 헤드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현 전 총리는 『김 대통령의 취임에 다시 한번 경하의 인사를 드리며 대통령 내외의 건안과 나라의 융성발전을 위해 건배하자』고 제의했고 참석자들은 우리의전통술인 문배주 등으로 일제히 건배.

김 대통령은 즉석연설을 통해 『이제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며 봄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은유적으로 새 시대의 도래를 강조.

◎노­전 서먹한 해후/5년만에 의례적 인사만

○…취임식장의 또 다른 관심은 불편한 관계로 알려져 있는 노·전 두전직 대통령의 해후장면이었으나 정작 두사람이 「만난」시간은 5초가 채안되는 짤막한 시간.

노 전 대통령은 상오 9시50분께 입장,단상에 자리잡고 있던 전 전 대통령과 5년만의 악수.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을 먼저 찾은 것이 아니라 뒷줄의 하객들과 인사를 모두 나눈뒤 앞줄로 돌아서며 맨 왼쪽에 앉아있던 전 전 대통령과 마주치는 장면을 연출.

두사람은 손을 잡으며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라고 의례적인 인사말만 교환했고,미소를 짓기도 했으나 순간적. 두사람은 최 전 대통령을 사이에 둔 좌석배치로 따로 떨어져 앉은채 취임식이 진행되는 40분동안 눈길을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행사가 끝나자 두 전직 대통령은 하단도 제각각이어서 시종 어색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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