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없어 인근빌딩 “북새통”/생가마을 대청소 “한마음 잔치”○…김영삼대통령의 취임식장 주변에는 종전과 달리 유원지에서나 볼 수 있는 사진사들이 등장해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라고 호객.
10여명의 사진사들은 전국에서 온 참석자들과 주변 구경꾼들에게 「평생 추억」을 만들라고 권유했으나 즉석 사진 한장에 8천원이나 받는 바람에 인기는 별무.
○…육사 8기생으로 5.16쿠테타에 참여했던 이문환씨(69·육군대령예편·서울 동대문구 장안동)는 취임식이 끝난뒤 『새 시대가 도래 했음을 실감했다』고 소감.
김종필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육사동기인 이씨는 『군인들이 정치에 나섰던 것은 역사의 불행이었다』며 『민·관·군이 화합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위대한 신 한국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
○…그러나 공무원들은 영하의 날씨에 떨 참석자들을 위해 마련된 스펀지 방석이 자신들의 의자에는 없어 의아해 했는데 행사가 끝난뒤 일반인들이 가져간것을 알고 『질서의식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평가. 한 경찰간부는 『2∼3개씩 포개앉고 등에까지 대고 앉은 사람들을 볼때 고통분담을 통해 신 한국을 창조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다』고 전망.
○…「문민정부니까…」 하는 생각에서 비표없이 주민등록증만 갖고 나온 사람들과 경찰이 곳곳에서 실랑이.
강남에서 온 김모씨(42)는 『문민정부 탄생이라고 하기에 역사적 취임식 현장을 아들에게 보여주려고 함께 나왔는데 어떻게 안되느냐』며 들여보내줄 것을 호소.
김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왔다는 김복례할머니(70)는 딸집에 들른길에 취임식 구경을 하고 가라는 말에 주민등록증만 갖고 나왔다가 제지당하자 『고향사람인 나를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항의.
○…상오 7시부터 취임식장에 입장한 초청객들은 『날씨가 춥고 아침도 거르고 나와 더이상 앉아있을 수 없을 지경』이라며 국회의사당앞의 레스토랑·식당 등지로 몰려와 몸을 녹이거나 요기를 하며 느긋하게 대통령의 입장시각을 기다렸는데 비표가 없어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추위에도 자리를 뜨지 않아 대조.
또 취임식장에 간이화장실이 없어 3시간여를 기다리던 초청객들이 의사당 앞 금산빌딩 등으로 몰려 인근 빌딩 화장실이 만원.
○…김 대통령이 취임식장으로 오간 연도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자연스레 몰려 손을 흔들며 문민정부의 출범을 축하.
시민들은 취임식 후 청와대로 가던 김 대통령이 시청앞에서 차위로 몸을 드러내 손을 흔들자 박수로 환호. 그러자 김 대통령은 예정에 없이 차에서 내려 악수를 나누어 경호원들이 한때 긴장.
○…김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남 거제군 장목면 대계마을 70여가구 3백여 주민들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마을 대청소를 한뒤 생가와 마을입구에 「경축 김영삼대통령 취임」이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고 이날 상오 9시부터 주민들이 준비한 각종 음식 등으로 온종일 잔치를 벌이며 김 대통령의 앞날과 나라의 부강을 기원.
김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옹이 살고 있는 마산의 회성동집 앞에서도 상오 10시부터 회성동 노인회 농악단의 흥을 돋우는 농악놀이를 시작으로 5백여명의 주민들이 부녀회,청년회 등에서 준비한 술과 음식을 나눠먹으며 잔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