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피해자」·보수세 결집속에/정당등록·몰수재산 찾기 나서러시아 공산당이 당을 재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라우다지는 최근 러시아 공산당이 2월중 법무부에 정당등록을 정식 신청하고 합법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핵심당원들은 이를 위해 지난 13,14일 양일간 모스크바시 교외 클랴즈마에서 제2차 비상총회를 갖고 「구국전선」의 지도자 겐나디 지우가노프를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1천여명의 골수 공산주의자들은 이날 대회에서 사회주의 및 계획 시장경제를 정치강령으로 채택했으며 옐친 정권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레닌의 강령을 수행할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또 당은 러시아의 자본주의화와 「강제적」 사유화를 반대하며 전인민의 취업보장·무료의료혜택 및 무상교육 등을 정책으로 채택했다.
구 소련의 공산당은 지난 91년 8월 쿠데타 실패이후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불법화돼 해산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옐친 대통령의 포고령을 「위헌」이라고 판결,공산당의 중앙조직인 정치국 등을 제외한 일반 세포조직의 정당활동을 허용한바 있다.
공산당은 최근 헌법재판소가 또다시 극우보수세력의 구국전선을 불법화한 옐친 대통령의 포고령을 위헌이라고 판결한데 힘입어 그 세력을 급속히 확장시키고 있다.
지우가노프 집행위원장은 프라우다지와의 회견서 『만약 법무부가 내주중 요청할 정당등록을 허가해주지 않는다면 이는 헌법의 보장한 정당활동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짓밟는 탄압행위』라며 현 정부의 공산당 탄압정책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그는 『공산당의 최우선 목표는 당의 재건』이라며 『지방당 조직들이 우선 몰수당한 당의 재산을 돌려받는 일부터 착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약 50만명의 당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당의 재정은 이들이 1년만에 1백루블씩내는 당비로 충당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산당이 예상 밖으로 재건에 성공할 경우 구국전선 등 극우 보수세력들이 공산당을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급진개혁파 및 시민동맹 등 중도세력들은 공산당의 재건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그들은 공산당이 국민의 인기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관측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은 지식층 전문가 및 「화이트칼라」 노동자 등을 겨냥해 포섭공작을 벌이고 있다.
옐친의 개혁정책이후 지식층 전문인력과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는 등 개혁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현 정부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공산당은 또 군수산업 등 국영기업체 등에도 미소를 보내고 있으며 사유화를 반대하는 노동조합 등에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산당은 구 소련의 붕괴이후 국민들이 정치·경제적 혼란속에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사회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세력의 등장을 희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들의 세력이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공산당이 과연 정당으로서 재출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현 러시아 정국의 상황으로 볼때 공산당의 재등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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