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3.02.20 00:00
0 0

87∼91년사이 49개 사립대에서 8백52명을 부정입학시키고 기부금 1백70억원을 받았음이 교육부학사 실태조사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 범주안엔 연·고대 등 명문까지 망라되었다. 최근의 입시부정 사태까지 포함한다면 당연히 그 비리숫자나 부정규모는 불어난다. 막상 통계를 놓고 보면 6공 기간동안 교육계 비리가 이 지경에 이르렀나 새삼 놀라게 된다. ◆최근의 총체적 입시부정사건도 당국이 큰줄기 수사는 눈딱감고 덮어버렸어도 교육계의 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구린 구석이 연일 노출되고 있다. 재단주도의 조직적 부정사실이 속속 드러난 광운대가 불과 3년전 모범사학으로 교육부로부터 증원혜택을 받았는가 하면,고교 교장이 내신점수 조작에 직접 가담했고,대리시험조직 주범 신훈식은 대일외국어고 교사 재직때 제자여학생과 불륜을 맺어오다가 그 여학생마저 부정입학시켰다는게 아닌가. ◆교육계 비리가 이 지경에 이른 원인을 놓고 최근 몇가지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게 주목된다. 90년 여당에 의해 무더기처리된 법안들에 끼여 통과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종전까지 총·학장이 갖고 있던 교직원 임면권을 사학 법인에 넘기고 법인 이사회에 설립자 친인척이 5분의 2까지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사학재단 주도의 부정과 학사전횡의 길을 터준 것이다. 여론과는 거꾸로간 이같은 법개정이 첫번째 화근이었다. 당시 사학의 집중 로비대상에 올랐던 여당 의원들의 명단마저 드러났었는데 그 인사들은 지금이라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또 하나 학사감사권을 가진 교육부가 88∼91년 기부금 부정입학자들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지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학교측도 처벌규정이 없다며 재학을 묵인해온게 결과적으로 입시부정을 부추겼다는 반축도 사고 있다. 이런 마당에 여당이나 교육부에서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시끄럽고 교육혼란이 가중된다며 수사마저 확대를 중단했으니 한심스럽고 답답한 생각이 앞선다. ◆신한국 창조와 개혁을 기치로 내건 새 정권이 곧 들어선다. 새 정권은 그 기치의 상징으로라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교육부조리부터 손을 봐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