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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로 한­중·대만 가교역/화교 한성호씨 “국민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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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로 한­중·대만 가교역/화교 한성호씨 “국민훈장”

입력
199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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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한국정착… “묻힐묘 설악산에”중국에서 태어나 해방후 한국에 정착,46년간 한방의술로 환자를 고쳐주며 한대만교류,한중교류에 기여해온 화교 한성호씨(67·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동화한의원 원장)가 19일 상오 서울시장실에서 이상배시장을 통해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받았다.

길림성 장백현태생인 한씨는 대지주의 5남매중 막내아들로 길림성 국립사범대까지 나왔으나 만주가 공산화하면서 토지개혁바람이 불고 인민재판으로 어머니와 삼촌셋을 잃자 47년 한국에 정착했다.

남대문시장에 꽈배기장사를 하며 살았던 한씨는 6·25때 대만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와 대만 국적으로 한때 중공군 포로송환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한씨는 생활방편으로 한의사의 길을 선택했지만 60년대초 미국 이민생활을 하는 등 인생의 방향을 놓고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극심해 6·25때 인천출신 화교와 결혼해 낳은 4남매 중 둘째아들만 데리고 돌아왔다.

취미로 즐기던 수석을 얻기위해 전국으 다니던 60년대중반,한씨는 나라꽃 무궁화를 찾아보기 여러운데 충격을 받고 『내 나라는 아니지만 국화가 이처럼 천대받을 순 없다』는 생각에서 약봉지를 넣은 포장백에 무궁화그림과 「우리나라꽃을 사랑합시다」라는 글을 넣어 무궁화를 널리 알리면서 한국사랑에 눈을 떴다.

또 88년에는 미수교국가였던 중국과 교섭,한국의 민간경제사절단이 최초로 방문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중국팀의 장애인올림픽참가를 성사시켰다.

『훈장을 받게돼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한씨는 설악산에 죽어서 묻힐 묘지까지 마련해 놓았다. 이곳에 조그만 절을 지어 환자들을 무료진료하여 여생을 보낼 계획이라는 한씨의 생애는 한국과의 숙명적인 인연으로 짜여진 것 같다.<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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