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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사진」/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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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사진」/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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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상오 현승종 국무총리는 전 국무위원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활짝 웃고 있었다. 현 총리는 이날 자신의 재임중 마지막이자 6공 1기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노태우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오는 24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긴 하지만 매주 목요일 국사결정의 공식 절차인 정례 국무회의는 이날이 마지막이다.퇴임을 불과 며칠 앞두고 활짝 웃고 있는 국무총리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보는 일은 흐뭇하다.

현 총리는 회의에서 『우리 내각에 부여된 책임을 완수하고 역사의 한페이지를 마감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감사하고 기쁜 마음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비단 이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현 총리가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하다. 국무위원이 한명도 빠짐없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마지막임에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 자리의 모든 각료는 떠날 것으로 예고돼 있었지만 떠나는 자리에는 모두를 성숙시킨 역사의 한자락이 남을 것이라는 점에 흐뭇했을 것이다.

최각규부총리는 취재중인 사진기자에게 『찍은 사진을 한장 줄 것이냐』고 농담을 건넸고 평소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자리와는 상관없다』고 하던 이문석 총무처장관도 밝은 표정이었다. 백광현내무 이정우법무 유혁인공보처 김동익 정무 제1장관 등 현 총리와 함께 소위 「중립팀」으로 불리던 이들이 홀가분하게 보였던 것은 물론이다.

이날 국무회의는 16개의 안건처리와 함께 「92년도 사정업무 추진실적」을 종합분석한 평가보고서도 검토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민이 기대하는 깨끗한 공직자상에는 아직 미흡하다는데 공감했고 보신주의·눈치행정·구조적 비리의 잔존 등에 대해서는 반성도 함께 했다.

현 총리는 『이 평가보고서가 깨끗한 정부를 구현하는 노력에 참고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의 국무회의는 자족과 자성과 다음 정부에 대한 기대가 어우러져 있었다. 곡절과 파란이 많았던 이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는 잔잔했지만 모든게 적절해,보기에 괜찮았다.

새 정부가 이어갈 역사의 다음 페이지들은 기대와 요구만큼 채워질까. 당연히 드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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