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료 합하면 총 수출금액의 2%차지/“수출지원정책 말뿐”… 과감한개선 시급수출업체가 바이어로부터 신용장을 받아 상품을 선적할 때까지 모두 13단계에 걸쳐 내는 각종 부대비용이 수출 이윤의 15%에 달한다는 사실은 정부의 수출지원 정책이 얼마나 허점투성이 인가를 입증해 주고 있다. 정부가 수출을 최우선 과제라고 내세우고 있고 수출을 위해서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막상 각 단계마다 버티고 선 부대비용의 부담이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돈의 15%나 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특히 대기업형 수출상품 보다 중소기업들이 주로 수출하는 상품에 부과되는 부대비용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차기 정부가 통치권 차원에서 모색하고 있는 중소기업 회생정책의 출발점은 월별 분기별 대책회의 같은 모양갖추기에서 벗어나 당장 중소기업의 목을 죄고 있는 제도 하나하나를 획기적으로 뜯어 고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수출기업이 바이어로부터 신용장 하나를 받아 선적하기까지 은행 세관 검사기관 항만 관련기관 등 13단계에 걸쳐 부대비용을 내고 그 비용은 5만달러 짜리 신용장의 경우 품목별로 평균 45만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는 수출금액 5만달러 짜리 신용장 하나를 받고 수출하는 금엑(환율 7백90원 기준 3천9백50만원)의 1.14%에 달한다. 10만달러 짜리 신용장을 받아 수출할때의 부대비용은 평균 65만원대로 전체 수출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선. 최근들어 바이어들의 주문이 소량다품종화 하는 추세인 점으로 미뤄 볼때 대부분의 국내 수출업체들은 수출 건당 총 수출금액의 1% 이상을 부대비용으로 내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부대비용은 공식 절차에 따른 비용이고 비협조적인 관련기관이나 단체를 구슬리기 위해 지불하고 있는 상례화된 급행료까지 계산할 경우 수출업체가 한건의 신용장을 받고 수출하기까지 부담하는 부대비용은 전체 수출금액의 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의 대외경쟁력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큰 원인중 하나는 이처럼 가량비에 옷젖는 식으로 각종 부대비용 간접비용이 많아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자동차 TV 기계류 등 대기업들이 주로 수출하고 있는 상품에 부과되는 부대비용 보다는 주방용품 섬유류 신발류 완구류 등 중소기업형 수출상품에 대한 부대비용 부담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그토록 부르짖고 있는 중소기업 우대정책을 무색케 하고 있다.
중소기업형 수출상품인 섬유를 예로들면 TV나 자동차를 수출할 때와는 달리 조합의 수출추천료와 수출검사비를 추가로 내고 있으며 총 비용은 10만달러 짜리 신용장은 67만9천8낵원,5만달러짜리 신용장은 46만8천3백35원에 달하고 있다. 결국 5만달러짜리 수출신용장을 받고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은 총 수출금액의 1.19%를 부대비용으로 부담하고 섬유류 수출업체들의 평균 수출이윤 7.5%를 감안할 때 수출 한 건에서 벌어들이는 돈(2백96만2천5백원)의 15.8%를 부대비용으로 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온갖 복잡한 절차와 규제 등으로 비공식적인 부담이 기업에 엄청난 압박을 주고 있는데 수출에서 마저 이처럼 부담이 크다면 누가 수출 하겠다고 나설지 의문스럽다. 정부가 할 일을 바로 수출기업의 목을 조이는 부분부터 과감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