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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문화재 밀매 사실인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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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문화재 밀매 사실인가(사설)

입력
1993.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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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실문화재는 재생이나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손안에 있어야 보배이지 막상 해외로 유출되면 국적없는 유민의 신세와 다름이 없다. 외침이 있으면 문화재는 어김없이 약탈의 표적이 된다. 뿐만 아니라 역사를 팔아먹는 도굴과 밀반출도 기회만 닿으면 성행한다.겨레의 유산인 우리네 문화재는 풍부하지 못하다. 자원처럼 문화재도 빈곤한 쪽이다. 그리하여 오랜 역사,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면서도 기왓장 하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분단의 시련은 문화재의 소장마저 반분시켜 놓아 체계적인 발굴과 전수에 큰 고통을 가하고 있다. 특히 북한지역엔 고대사의 유적과 고구려 고려에 이르는 북방문화의 유산이 집중되어 있다. 역사마저 분단된 현실이 뼈아프기만 하다.

북한은 날로 심화돼가는 경제난과 외화획득을 위해 북한지역의 문화재를 조직적으로 밀매하고 있음이 중국교포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김정일이 직접 지휘한다는 밀매소굴은 중국 북경에 있는 북한식당으로 알려졌다. 현재 식당 창고엔 고대도자기와 고서화 등 5백여점이 보관되어 있으며,이것을 일본인에게 60만달러에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우연이지만 마침 북한의 경제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리는 보도가 있었다. 평양주재 외교관들의 보고서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경제는 3년동안 계속 후퇴하고 있으며 작년엔 마이너스 5%의 성장기록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와 북한 외교관들의 밀수행위 등을 놓고 판단할 때 문화재 밀매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가 있다. 세계 유일의 폐쇄사회인 북한의 일이라고 하나,아니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밀매의 실상이 어떠한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도 없고 확인할 방법 또한 없는 형편이다. 아니라고 부인하면 달리 따져볼 길도 없기는 하다. 문화재의 밀반출과 밀매는 마약거래처럼 철저하게 비밀의 장막안에서 이뤄지고 그 행방도 개인소장으로 흘러가면 추적이 실제로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잇음을 지적해 둘 따름이다.

고고학과 고대사에 대한 북한의 연구와 발굴작업은 상당한 수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록 단편적인 학술교류로 얻은 정보이긴 하나,그럴수록 남북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이 높다는 공감대는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문화재 밀매가 자행되고 있다는 소식은 놀라움과 더불어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사실이 아니기만 바라나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매국행위와 같은 궁여지책은 곧바로 포기해 주기를 요구하는 바다. 민족과 역사의 명예를 위해 그러하다. 겨례의 과거와 미래를 팔아먹는 행위는 어떤 명문으로도 용서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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