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보도에 수술성금 밀물/아직 불편한 팔에도 취업꿈시민의 온정으로 생명을 건진 병훈이가 고교를 졸업했다.
암의 일종인 골육종에 걸려 오른팔을 자르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데도 수술비가 없는 사정이 보도(한국일보 92년 6월13일자 조간)되자 밀려든 독자성금으로 수술을 받은 이병훈군(20·서울 도봉구 번3동 주공아파트 207동 205호)이 12일 상오 11시 한양공고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받았다.
새마을취로사업에 나가는 아버지,남동생과 함께 사는 이군은 지난해 6월23일 8시간30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다리를 저는 아버지 이생우씨(52)의 뒤를 잇는 장애대물림 악몽도 벗어났다.
그동안 답지한 성금은 이웃들이 폐품을 팔아 모은 푼돈에서 익명의 5백만원까지 모두 2천8백여만원.
『수술로 나을 병이 아닌데 주위의 정성으로 나았다』는 아파트 부녀회장 김민자씨(43)의 말처럼 이군이 수술뒤 건강을 되찾고 졸업하기까지는 주위의 뒷받침이 계속됐다.
통장 정수민씨(46·207동 404호) 등 이웃들은 대부분 같은 생활보호 대상자인데도 1백50일 입원기간내내 빠른 회복을 위한 영양식을 공급했다. 이들은 성금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치료비로 쓰고 남은 1천5백여만원을 관리하고 있다.
담임교사 이지석씨(34)도 이군의 졸업을 위해 병실로 시험지를 들고가 시험을 치르도록 배려했다.
형편이 어려워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직업훈련원에 다니던 동생 상만군(17)은 훈련원 과정을 중단하고 병실을 지켰다.
보호대를 착용한채 주 2∼3회 통원치료를 받는 이군은 아픈 팔이 조만간 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회복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공인 자동차 정비를 할 수 있을 정도까지 완쾌될지는 미지수다.
이군은 『급우들은 벌써 취업해 직장을 다니는데 아직 팔이 부자연스럽다』며 『하루빨리 일자리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원락기자>이원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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