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성적·수학능력시험·대학별 본고사성적」 등 3대 전형자료를 골격으로 하는 「새 대학입시제도」의 세부 실행계획이 확정 발표됐다.수학능력시험의 2회 실시안은 출제와 채점 그리고 시험관리와 결과통보 등에 다른 업무과중과 수험생의 새로운 부담 등을 고려할때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었다. 그래서 1회 실시안이 만만치않게 수정제안되기도 했으나 원안대로 2회 실시가 확정됐다고 한다. 시행시기를 1차는 8월20일,2차는 11월16일로 정했다니 90만명이 훨씬 넘게될 진학희망자들이 일시에 시험을 치르는데 따른 부담과 교통문제 등 적지않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수학능력시험 점수를 언어·수리탐구·외국어 영역으로 나누어 채점해 통보키로 한 것은 대학들이 특정영역에 가중치를 줄 수 있게 했다는 측면에서 평가할만하다.
「새 입시제도」의 세부 시행계획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대목은 특차선발과 전·후기대 선발에 복수지원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특차선발 허용과 복수지원제 도입 및 추가모집 허용이 잘만 된다면 수험생들은 최소한 6차례의 응시기회를 보장받게 된다. 이제까지의 입시제도에서는 전·후기 합쳐 2번의 기회밖에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가히 혁신적이라 할만하다.
4년제 대학 수험생들은 6차례의 응시기회를 활용하면 고득점자가 응시기회 부족으로 억울하게 탈락,재수를 해야만 하는 사태는 방지될 수 있으며 요행지원으로 실력이 모자라는 수험생이 합격하는 모순도 상당히 시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같이 장점 많은 복수지원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대학들이 자율기능을 발휘해 시험기간(전기=1월5∼14일·후기=2월1∼5일)안에서 시험날짜를 최소한 2그룹 내지 3그룹으로 달리 잡아줘야 한다.
그리고 특히 일류대를 자처하는 동위급 대학들이 입시날짜를 서로 다르게 잡아줘야만 수험생들의 복수지원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유수한 사학들과 국립 지방대학 그리고 규모 큰 대학들이 대학별 본고사 실시 결정때처럼 서울대의 입시날짜 택일을 눈치보다가 서울대와 같은 날을 잡아버린다면 복수지원제는 말뿐인 제도가 되어버릴 소지가 없지않다.
입시날짜 결정권한은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권에 속하며 많은 대학들이 중복합격자가 다른 대학으로 갈때 대학이 받게될 체면손상과 추가 모집 등 전형업무의 번거로움을 이유로 「서울대와 같은 날 시험」을 선호하는 징후마저 뚜렷해 더욱 그러한 염려를 하지않을 수 없다.
따라서 새입시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여부는 본고사를 출제하고 입시날짜를 잡는데서 대학들이 발휘할 자율권한과 기능에 전적으로 좌우될 것이라고 우리는 본다. 이번이야 말로 대학들이 한차원 높은 자율기능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새 입시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은 결코 교육부 등 정책당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2세교육 그 자체와 직결되는 것임을 대학들은 깊이 생각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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