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안보리 강제사찰” 사전경고/IAEA 「북한 특별사찰」 배경·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안보리 강제사찰” 사전경고/IAEA 「북한 특별사찰」 배경·전망

입력
1993.02.13 00:00
0 0

◎북한 버티기로 지연전술 펼듯/제재 가시화땐 막판 수용여지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의 핵시설에 대해 특별사찰 실시를 정식 요청하고 나섬으로써 북한의 핵문제는 또 한번 국제사회에서 비상한 관심사가 되고있다.

사태의 추이에 따라서는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심각한 긴장이 형성되고 남북관계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별사찰은 IAEA의 일반 정기사찰과는 달리 당사국이 신고하지 않은 핵시설을 대상으로 한다. 즉 평상시 IAEA 사찰은 당사국이 신고한 시설에 대해서만 이루어진다. 그러나 당사국이 제공한 정보가 불충분해 핵무기 개발의혹을 해소하는데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IAEA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 해당국에 미신고핵시설에 대해 특별사찰을 요구하게 된다.

IAEA가 핵안정협정 체결당사국의 신고내용에 의혹을 제기해 특별사찰을 실시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개발 시도에 대한 IAEA 의혹의 강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IAEA의 특별사찰은 당사국의 동의하에 이루어지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거부할 경우 강제적인 사찰은 불가능하다. 현재 IAEA 차원에서 특별사찰 거부에 대한 제재방법은 이렇다할 것이 없으며 특별사찰 실시시도는 유엔 안보리 제소 등 다음단계를 밟기위한 사전 조치적 성격이 강하다.

북한은 지난해 1월 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그동안 6차례의 임시사찰을 받는 등 IAEA의 협정이행 검증노력에 비교적 협조적 자세를 보여왔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5월 한스 블릭스 IAEA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했을때 IAEA 관리가 원하면 미신고시설도 공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IAEA 관계자들을 고무시키기도 했다.

북한은 그러나 최근 IAEA측이 공개를 요구한 2개의 영변 핵시설을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사찰단의 접근을 거부해왔다. IAEA측은 11일 북한에 특별사찰을 요구한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에 대한 특별사찰은 그동안 IAEA가 실시한 측정·분석결과와 북한이 신고한 내용사이의 불일치를 해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IAEA측은 현재 이 불일치 내용을 비밀사항이라는 이유로 자세히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IAEA 주변에서는 북한이 영변의 방사화학 실험실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의 샘플을 정밀 분석해본 결과 당초 북한이 추출했다고 신고한 수㎎보다 훨씬 많은 양을 추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플루토늄의 질로 봐서도 북한이 예상보다 고도의 추출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IAEA가 이번에 영변의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포함한 2개의 미신고시설에 대해서 특별사찰을 요구한 것은 바로 이같은 의혹을 풀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IAEA측은 북한에 대한 3차 임시사찰이후 이 두개의 미신고시설에 대해 의혹을 제기,북한측에 공개를 요구했으나 북한은 이 시설들이 군사시설이라며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들어서 미국이 IAEA를 통해 북한의 군사시설 정보를 알아내려고 한다는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최근 한미양국 정부의 팀스피리트훈련 재개결정과 관련,『팀스피리트훈련 등 핵전쟁 연습이 재개되는 상황에서는 IAEA사찰에 협조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AEA측은 지난 9일 북한에 특별사찰 실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 15일께까지 회답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AEA측은 또 북한의 회답내용에 관계없이 이 문제를 다룰 특별이사회를 소집할 준비를 하고있다. 특별이사회는 소집 72시간전에 통보하도록 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오는 17∼18일께 특별이사회가 소집될 것으로 보이며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IAEA의 2월 정기이사회에서도 북한의 핵문제가 주요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끝내 특별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IAEA 사무총장은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해 IAEA차원에서 자체 제재방안을 강구할 수 있으나 현재 북한에 대한 IAEA의 지원이 미미해 이 제재는 별의미가 없다.

문제는 IAEA 사무총장이 이 문제를 유엔안보리와 총회에 가져갔을 경우다. 안보리는 과거 이라크에 대해서처럼 북한에 대한 강제사찰을 결의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한반도에 심각한 긴장이 조성될 수 있으며 남북관계에 파국이 초래될 공산이 크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이같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기전에 핵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유엔이 무력제재를 동반한 강제사찰을 결의하기전에 취할 수 있는 외교·통상차원의 조치에도 북한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도 북한의 핵문제가 유엔차원으로 넘어가기 전에 해결되는 방안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이번 IAEA의 특별사찰 실시요구로 중대한 기로에 서게됐으며 당분간 한반도에 이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계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