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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레닌 암살미수」사건 재조사(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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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레닌 암살미수」사건 재조사(세계의 창)

입력
1993.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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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저격범 처형발표는 허위”/관련문서 확보·시신부검도 추진소련의 창건자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에 대한 암살기도 사건이 재조사된다.

최근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18년 일어났던 레닌 암살기도사건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따라 러시아검찰이 이 사건을 전면 재조사키로 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검찰은 이미 레닌 암살기도사건과 관련된 각종 공식문서를 확보했으며 레닌묘에 전시중인 암살기도에 사용된 권총도 재조사를 위해 레인전시관으로부터 압류해 놓았다.

레닌 암살기도사건을 다시 조사키로 한 것은 이 사건의 범인인 파니 카플란이 처형되지 않았으며 지난 40년대까지도 노동수용소에 수감돼 있었다는 작년말 러시아 언론들의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다.

공식문서에는 카플란이 저격사건뒤 즉시 체포됐으며 며칠뒤 크렘린궁 보안책임자 파벨 말코프의 주도로 처형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와관련,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지는 카플란이 사건이 일어난후 30년동안 살아있었다고 주장하는 한 독자의 편지를 게재하면서 당초 이 사건 수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노동수용소의 경비병이었다는 이 독자는 편지에서 카플란이 죄수답지 않게 라디오를 듣고 신문도 보는 등 편안한 감옥생활을 했고 수용소에서 석방될때는 병이 들어 거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으며 지난 47년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번 재조사를 맡은 한 조사관은 『카플란과 관련된 문서에 많은 부분이 빠져 있으며 필수적인 수사도 생략되는 등 의문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플란의 처형을 누가 명령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데 당시 처형과 관련된 법원이나 인민위원회 또는 체카(비밀경찰)의 명령이나 결정을 보여주는 문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말코프의 기억만이 단지 처형과 관련된 유일한 증거』라고 밝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조사관들은 범행에 사용된 브라우닝 권총과 탄알을 두발,탄약통 등도 조사할 예정인데 이 무기가 암살기도 사건에 사용된 것이 확실하다면 과연 카플란이 정말 총을 쐈는지 여부에 조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이 총이 범행에 사용된 것은 거의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데 범인은 카플란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레닌은 독이 묻은 총알을 맞고 중상을 입었으며 이후 몇번의 심장발작끝에 암살기도 사건이 난뒤 6년뒤인 1924년 사망했다.

조사관들은 사망원인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현재 레닌묘에 안치된 레닌의 시신을 검시할 것을 희망하고 있으나 실현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레닌의 시신은 지난 24년과 70년,92년 등 세번에 걸쳐 검시된바 있으며 전문가들이 시신의 부패여부를 알기위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고있다.

레닌 암살기도사건은 지난 34년 독재자 스탈린에 의해 재조사된바 있으나 당시에는 아무런 새로운 사실이 없다는 발표만 있었다.

볼셰비키혁명 당시 공산당 지도자들은 정적을 숙청하기 위해 때때로 암살사건을 조작,이용한 사례가 있어 레닌암살기도사건도 고도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구 소련붕괴 당시 곳곳에 세워졌던 레닌의 동상이 파괴되는 등 수모를 받았으며 이번에 또 암살기도 사건마저 재조사되는 등 레닌은 죽어서도 그 「위대한」 사상과 혁명정식에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됐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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