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내외 “떠날까 말까” 고민중/현 의석 31석… 교섭단체 위협 수준국민당이 정주영대표의 정계은퇴 선언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 대표의 은퇴선언 직후 송영진의원(당진)이 탈당한데 이어 10일 정태영(금산) 이학원의원(울진)도 탈당했다.
국민당 당직자들은 이들 탈당의원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당을 떠날 것으로 예상돼온 인물들』이라고 주장하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으나 내심 소속의원들의 연쇄 탈당사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민당 의석수는 31석. 총선이후 입당한 의원이 9명인데도 총선때와 같은 의석이다. 그만큼 울타리가 취약했다는 얘기이지만 그나마 정 대표의 재정지원 등으로 쳐져있던 울타리마저 사라지게 되면 탈당의원의 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12명만 더 탈당하면 원내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 국민당 위기의식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국민당 의원들은 대부분 과거 민자·민주당과의 인연을 갖고 있다.
지난 총선때 이들 양당에 공천신청을 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히 민자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인사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13대 총선에서 당시 김종필총재의 공화당 깃발아래 출마했던 인사들도 8명이나 돼 어떤 의미에선 「최대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민자·민주당과 인연을 맺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에는 쉽게 이들 양당에 줄을 댈 수도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민당은 정 대표 은퇴이후 재빨리 노선을 정립해야 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거취문제를 놓고 고심중인 의원들은 원내 교섭단체 정족수를 위협하는 수준인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충청권 의원들의 잇단 탈당에 자극받아 이 지역 K의원이 상당히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당직을 맡고 있는 대구지역의 일부의원들도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 대표 측근 가운데서도 민자당 입당 권유를 받는 경우가 있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함께 공화계 출신의 P,K의원 등은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날 탈당한 정태영의원이 김종필 민자당 대표를 청구동 자택으로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자당은 『국민당을 떠난 의원들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민자당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당직 또는 국회직을 맡고 있는 김효영 사무총장과 김정남 원내총무,손승덕 국회 동자위원장 등은 일단 추이를 관망할 것으로 보이며 김동길 최고위원은 당내 입지가 어려워져 「독자노선」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자헌 박철언 김용환 유수호 김복동 박구일의원 등 민자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마지막까지 국민당을 사수하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을 탈당한 한영수의원과 전국구인 문창모 최영한 정장현의원 등도 비슷한 입장이다.
한편 Y,C의원 등에 대해선 민주당이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당은 10일 최고위원·당직자 회의에서 당의 「결속」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지만 구심점을 잃은 국민당이 과연 응집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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