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둘 모두 대입실패… 교직원 미끼 “덥석”둘째아들을 광운대 컴퓨터공학과에 합격시키려고 1억원을 광운대 총무과장 이종한씨(52)에게 주었다가 9일 구속된 오복희씨(46·여·서울 성북구 하월곡동)는 『전재산을 털고 빚까지 얻어 아들이 장래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려했는데…』라며 울먹였다.
배움이라곤 전혀 없는데다 남편마저 학력이 국졸밖에 안돼 아들만은 꼭 대학에 보내려 했던 오씨는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먹을 것,입을 것을 아끼며 일만 해오다 88년에 현재 살고 있는 집근처에 4평 남짓한 1층 사무실과 10여평 정도되는 지하 미싱공장이 딸린 「대륙자수」라는 공장아닌 공장을 차려 남편은 공장감독을 하고 자신은 미싱일과 사무실 경리일을 해왔다.
얼마되지 않는 수익금으로 종업원 4명의 숙식도 제공하며 오순도순 살아온 오씨는 아들이 전기대 입시에 떨어지면서부터 불행을 겪게 됐다.
큰아들(21)이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1년전 군에 입대한뒤 모든 기대를 둘째아들에게 걸었던 오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며칠동안 밤을 꼬박 지샌 오씨는 지난달 7일 집근처에 있는 광운대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했다. 돈을 내고 학교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후기대의 경쟁률을 남보다 먼지 알기 위해서였다.
마침 전화를 받은 이 과장의 『방법이 있으니 집으로 전화를 다시 달라』는 말에 오씨는 귀가 번쩍 뜨였다.
오씨는 『1억원을 준비하면 원하는 과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믿을 수 없긴 했지만 1월11일 하오 3시께 광운대공대 앞에서 이씨를 만나 1억원을 건네주었다.
합격하면 2천만원을 주기로 약속도 했다.
이번 입시에서 권모군은 55명 정원인 컴퓨터공학과에 55등으로 합격하는 성적이었으나 돈을 준 덕분에 34점이 올라가 38등이 됐다.
오씨의 아들은 Y고에서 내신 4등급으로 학급에선 10등안에 드는 성적이었다. 오씨는 『내가 자식을 망쳤다』고 후회의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이진동기자>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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