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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까지 포함… “도덕불감” 반영/부정입학 학부모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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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까지 포함… “도덕불감” 반영/부정입학 학부모 누구인가

입력
1993.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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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졸부가 대부분/8학군집중… 「빗나간모정」 화자초광운대에 자녀들을 부정입학시킨 학부모들 중에는 세간의 예상대로 부동산 투기 등으로 돈을 번 졸부가 있는가하면 현역장성 교육자 대기업중역 등 사회저명인사까지 포함돼 있어 충격적이다.

6일 현재 경찰이 확인한 이들의 면면은 우리사회의 부패상과 도덕불감증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후기입시에서 경영학과에 합격한 장모군(세화고졸)의 아버지는 육본에서 인사운영감으로 근무중인 현역소장 장성득씨 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같은 학과에 합격한 김모군의 어머니는 K고교의 전교장이며,중동고 출신 정모군의 아버지는 전 지방 S대 교수이다.

신방과에 합격한 백모양의 아버지는 Y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D목재부사장·H물산 이사 등을 거쳐 동양나일론 부사장으로 재직중인 기업인이며,전자공학과에 합격한 이모군의 아버지는 출판업을 하는 유치원장이다.

경영학과에 합격한 김모군,신방과 권모양의 아버지는 각각 진성레밑콘 부회장과 호남정유 에너지 부사장을 맡고있는 쟁쟁한 회사중역 들이다.

학부모들의 주류는 자영업자 또는 중소기업 경영자 등으로 외견상의 직함보다는 훨씬 재력이 풍부한 「알부자들」.

전자계산학과 조모양의 부모는 약국과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5∼6층짜리 빌딩을 2개씩이나 소유하고 있다.

경영학과에 합격한 김모군(잠신고졸)의 아버지는 압력밥솥 부품공장인 세왕정밀 사장. 김군의 어머니 최모씨의 진술에 의하면 강남일대에는 3∼4년전부터 1억원이면 광운대,2억원이면 S대,5천만원이면 지방캠퍼스 대학 등 부정입학 가격이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지난해 전·후기와 올 전기시험에 장남이 연거푸 낙방,실의에 빠져있었던 최씨는 후기입시무렵 호화미용실에 들렀다가 이같은 소문을 듣고 남편 몰래 광운대에 찾아갔다.

또 영문과 강모군의 아버지는 치과의사이며 경영학과 지모군의 아버지는 골동품상과 도자기제조업자,영문과 이 모양의 아버지는 건설업 등을 하고 있는 부유층이다.

학생 32명을 출신고교별로 보면 전체 27개고교중 서울 지역에 모든 고교가 집중돼 있으며 이중 강남 8학군 고교가 10개교나 된다.

경찰에 연행된 어머니들은 대부분 밍크코트 차림으로 남편몰래 5천만∼1억5천만원의 돈을 내놓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영학과에 합격한 김모군(20)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장남이 92년 전·후기입시 등에 모두 낙방,네번째 입시를 치르게돼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고 싶었다』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남편몰래 1억원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영문과 이모양(18·경기여고졸)의 어머니 김모씨(46)도 『딸이 전기대 입시에서 떨어져 충격받고 입원까지 한뒤 살던 아파트를 작은평수로 옮겨 차액 1억원을 썼다』며 울먹였다.

이밖에 한양대 후기대입시서 신훈식씨 일당을 통해 대리시험을 부탁한 학부모 민병옥씨(46) 이영순씨(52)도 온수기회사 사장·중소기업진흥공단 간부인 남편몰래 수천만원의 돈을 내놓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남편의 사회적 지위와 집안의 체면유지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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