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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용제품 개발경쟁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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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용제품 개발경쟁 뜨겁다

입력
1993.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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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팩스/TV+VTR/히터+가습기/제휴카드/높은 판매신장률에 차세대 주력상품 부각/자동차+전자등 산업간 결합까지 확산추세「하나로는 싸울 수 없다」 기업들의 신상품 개발경쟁이 기능결합 경쟁으로 불을 뿜고 있다.

TV와 VTR가 하나로 결합된 상품이 나왔고 전화기와 팩시밀리 기능을 동시에 갖춘 저가의 전화가 1가구 1팩시밀리 시대를 열고 있다. 대금 결제용으로나 사용하던 신용카드는 이제 선불카드 제휴카드 등의 이름으로 기능이 다양화됐다. 업계가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타개책으로 단순 기능을 가진 상품보다는 둘이상의 기능을 갖춘 기능결합 상품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이같은 경쟁은 핵가족시대와 함께 1인 1제품시대가 본격 전개되면서 앞으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기능결합 상품의 개발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은 전자. 최근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 등 전자업체들은 TV와 VTR를 한대로 만들어 신세대 고객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일본의 최대 히트상품중의 하나로 꼽혔던 TV VTR는 TV 구매자가 VTR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VTR을 구입했던 불편을 없앤 제품으로 최근 국내에는 비디오비전,비디오TV 등의 이름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국내외에서 모두 30% 이상의 높은 판매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화기와 팩시밀리도 하나로 만났다. 기업의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일반 가정에서도 팩시밀리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자 삼성전자는 최근 40만원대의 팩시밀리 전화를 개발,시판에 나섰다. 또 무선전화와 유선전화를 하나로 결합해 가족 1인당 1대꼴로 전화기의 보급을 늘렸고 에어컨에는 제습기를,히터에는 가습기를 부착해 별도의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도록 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또 컴퓨터와 오디오 기술을 결합시켜 컴퓨터의 기능을 서류작성,디자인,정보관리에서 노래방영역 으로까지 넓혔다. CD룸이나 CD칩 등의 이름으로 선보인 이 제품은 컴퓨터 칩에 수백곡의 노래를 입력시켜 별도의 레이저 디스크없이 컴퓨터 화면을 통해 노래할 수 있는 제품으로 노래방문화의 확산과 함께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금성사의 경우 들고 다니는 컴퓨터에 착안,랩탑VCR란 이름의 휴대용 VTR도 개발했다.

전자업계의 기능결합상품 개발경쟁은 1가구 1대에 그치던 가전시대를 1인 1대의 개전시대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능결합 상품의 개발은 이처럼 한 산업분야의 결합에 그치지 않고 산업간 결합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를 선보일 때마다 첨단 전자제품을 장착함으로써 기계에 의존하던 각종 기능을 전자로 바꿔 나가고 있다. 시계산업은 이제 더이상 정밀기계 산업이 아니라는 것이 시계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스위스 시계가 일본의 전자시계 앞에 무릎을 꿇었고 최근들어 전자제품으로 인식됐던 시계는 다시 패션제품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국내기업들의 이같은 상품기능의 복합,산업간 결합노력은 소비자의 수요추세가 바뀌고 사회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매장에 애프터서비스 센터가 설치되고 전자 대리점에서 생활용품을 파는 등의 형태로 산업현장에 널리 확산되고 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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