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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그러나 반가운 징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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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그러나 반가운 징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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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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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었던 경기가 미약하나마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불황속에서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해빙의 바람이 느껴지기에는 회복의 기운이 너무나 연약하다. 그러나 적어도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의 말처럼 『경기가 침체의 바닥을 치고 이제는 반전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신호는 되는 것 같다. 반가운 징후다.통계청이 5일 발표한 「92년 12월중 및 연간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 증가율과 출하는 지난 한해동안의 연간실적이 89년이후 가장 저조하고 분기별 실적으로는 4·4분기 실적이 지난해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4분기중 체험했던 불황의 심도를 반영한다 하겠다.

그러나 다행이 지난해 12월 한달동안의 실적이 11월보다는 모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생산은 0% 증가를 기록,11월의 마이너스 1.4% 보다 약간 개선됐다. 출하는 3.2%가 증가,11월의 0.7%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기업의 설비투자를 측정하는 주요지표의 하나인 국내 기계수주가 27.2% 증가,11월의 마이너스 22.9%보다 크게 호전됐다. 큰 반등세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판매부진으로 1년이상 두자리수의 증가율을 보여왔던 재고가 12월중에는 4.3%(전년 동기대비)의 한자리수 증가에 그쳤다. 제품재고의 정리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 평균가동율은 73.4%로 11월에 비해 0.6% 포인트의 미세한 증가를 보였다. 뭣보다도 경기회복의 조짐을 가장 확실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은 건축허가 면적의 대폭적인 증대다. 파급영향이 큰 건축은 경기조절의 주요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12월중의 건축허가면적이 건축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주택 및 상업용 건축은 무려 1백40.3%나 늘었으며 공업용도 15.7%가 증가했다.

경기선행지수도 1.8%의 상당히 높은 증가세를 보여줬다. 경제기획원의 한 관계자는 『올 1·4분기중 경기는 지표상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내용면에서는 점진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경기가 어느만큼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제반여건이 호전될 것은 확실하다. 오는 25일 김영삼 행정부가 출범,예산의 조기집행·금리인하 등 기존의 경제활성화 대책을 활기있게 집행하면 기업들의 설비투자,건축활동 등이 촉진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자국이기주의 등 통상정책의 강화가 세계의 통상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음은 가뜩이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는 측면이기도 하다.

어떻든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의 기미를 졸속부양책보다는 경쟁력 강화로 뒷받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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