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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 한정숙할머니/한많은 70년 인생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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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 한정숙할머니/한많은 70년 인생 마감

입력
199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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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돌이 생활… 간첩오인도종군위안부로 끌려가 얻은 몹쓸병으로 고통스럽게 살아온 할머니가 한많은 세상을 떠났다.

3일 하오 11시40분께 서울 중구 을지로6가 국립의료원 521호실에서 일본군 종군위안부 출신 한정숙할머니(70·본명 한정언)가 매독과 유방암의 합병증으로 숨졌다.

이날 임종을 지켜본 사촌동생 한입분씨(54·여)는 『언니는 종군위안부였던 것을 부끄러워해 가장 가까운 친척인 나에게도 숨기다 최근에야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경기 강화군 교동면 지석리에서 1남3녀중 2녀로 태어난 한 할머니는 황해 해주의 친척집에서 살다가 일본군에 끌려가 만주 하얼빈에서 종전때까지 위안부생활을 했다.

종전뒤 해주로 돌아왔던 한 할머니는 6·25때 월남해 경북 영덕의 바닷가 외딴집에서 사람을 피해 미역을 뜯으며 30년간 홀로 살았다.

80년 인정이 그리워 고향에 돌아갔던 한 할머니는 간첩으로 오인받아 두 차례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자 85년엔 공주 계룡산아래 외딴집으로 옮겨 나물을 캐며 정부의 생활보호 지원금에 의존해 어렵게 살아왔다.

한 할머니는 91년 매독의 합병증인 유방암으로 수술받다 매독으로 고생해온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종군위안부였던 것이 드러날까봐 강력히 부인하기까지 했다.

한 할머니는 92년 10월 매독과 암이 다시 도져 사촌동생 한씨의 간병을 받아오다 지난 2일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졌었다.

한 할머니의 빈소는 4일 하오 종군위안부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온 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회장 양순임)에 차려졌으나 상주가 없는 장례를 어떻게 치를지,장지를 어디로 할지 정하지 못한채 5일장으로만 예정돼있다.<이원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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