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서 첫 계량분석/철강·금속제품에 최대피해/새 통상압력수단 악용 소지반덤핑제소 등 무역규제 압력으로 가뜩이나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이 국제환경 규제라는 새 장벽에 부딪쳐 훨씬 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4일 열린 산업환경정책협의회에서 「국제환경규제의 영향과 대책」(김준한 연구위원)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급속히 확산중인 국제환경규제 움직임이 구체화돼 선진국들이 환경상계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EC(유럽공동체) 등 3대 주력시장에서만 10억2천만달러(91년 기준)에 이르는 수출감소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는 계량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미국의 철강류 반덤핑 예비판정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2억∼3억달러의 수출차질액보다 3∼5배 많은 것으로 앞으로 국제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면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등 수출주력 품목 전반에 걸쳐 엄청난 동시다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공해방지 관련비용이 높은 국가가 낮은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공해비용 차이만큼 환경상계관세(일명 공해비용균등화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91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3억6천5백만달러 ▲일본에서 4억8천8백만달러 ▲EC에서 1억6천8백만달러 등 모두 10억2천1백만달러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제품이 가장 피해규모가 크며 이어 섬유 전기전자 등의 순으로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KIET는 현재까지 체결된 국제환경 협약은 모두 1백50여개로 이중 무역규제조치를 포함한 협약이 ▲오존층 보호를 위한 몬트리올의 정서 ▲온실가스 배출 확대의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 ▲유해폐기물의 교역을 금지하는 바젤협약 등 18개에 이르고 있어 광범위한 규제피해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몬트리올의정서가 규제하는 프레온가스(CFC)는 화학 자동차 가전제품 등 우리나라의 주력수출상품에 많이 사용중이어서 대체물질 개발이 늦어지면 생산비 부담증가로 경쟁력약화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후변화 협약의 규제가 본격화되면 전력 가스 등 에너지 관련 업종,철강 비철금속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뿐 아니라 가전·산업전기·자동차·기계 등이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또 바젤협약의 규제대상이 확대될 경우 고철이나 폐지 수급의 차질에 따라 제지 철강 석유화학업 등에서 피해가 우려되고 생물다양성 협약이 구체화되면 국내 수요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목재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KIET는 아직까지 환경보호와 자유무역에 관한 국제규범이 정착되지 않아 상당기간 선진국들이 환경규제를 새 통상압력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많은 것으로 내다보고 국제환경 논의가 무역규제로 선회하지 않도록 외교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배출권 거래제·탄소세도입 등 공해방지를 제도화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수단을 적극 검토하면서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산업구조 전환과 환경기술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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