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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산 호랑이 멸종위기/러시아 이즈베스티야지 보도(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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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산 호랑이 멸종위기/러시아 이즈베스티야지 보도(세계의 창)

입력
199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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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 1만불 고가에/불법 사냥꾼들 극성/재정난 「러」 단속소홀로 작년 20% 희생시베리아산 호랑이가 최근 밀렵으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러시아의 이즈베스티야지는 지난해 밀렵으로 시베리아의 극동지역에 서식하는 호랑이중 20%가 희생됐으며 죽은 호랑이 가죽은 1장에 1만달러씩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얼마나 많은 호랑이가 러시아에 서식하는지 구체적 통계는 없으나 지난 85년 통계에 따르면 하바로프스크지역에 약 60∼90마리의 호랑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호랑이 밀렵이 성행하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가죽값이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이다.

밀렵꾼들은 정부나 지역당국의 감시때문에 과거에는 호랑이사냥을 제대로 할 수 없었으나 최근에는 아예 외국회사와 계약까지 맺고 전문적으로 사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8년만해도 하바로프스크지역에는 스노모빌 등 최근 장비를 갖춘 감시원 1백70명이 밀렵꾼을 단속했으나 현재 감시원의 숫자는 반이상 줄어들고 장비역시 거의 낡아 단속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단속실적도 줄어 하바로프스크지역에서 몇년전만해도 약 2천5백건의 불법사냥행위를 적발했으나 최근에는 매년 약 1천건 정도 단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감시원들이 밀렵꾼들을 체포해도 호랑이 1마리를 사냥한 벌금이 3천루블 정도밖에 안돼 밀렵꾼들이 벌금을 내고 다시 사냥에 나선다는 것이다.

밀렵꾼들은 호랑이외에도 각종 희귀동물을 마구 포획하고 있는데 야생동물의 집단서식지로 알려진 베르네부렌스키지역만해도 사향노루가 5분의 1,사슴이 3분의 1,담비가 2분의 1로 각각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야생동물의 보금자리로 알려졌던 시베리아의 극동지역이 밀렵꾼 때문에 심하게 황폐해지고 있다.

그린피스 등 환경보호단체들은 호랑이와 야생동물을 지키자며 러시아정부 및 극동지역의 지방정부에 탄원을 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정부와 극동의 지방정부는 밀렵꾼을 단속하고 환경을 보호할 만한 예산과 인원을 확보하지 못해 밀렵꾼의 횡포에 속수무책인 상태다.

결국 시베리아의 호랑이도 러시아 경제난의 큰 피해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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