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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분리 선출안」 민주 잠정합의/가닥잡히는 당권 경선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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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분리 선출안」 민주 잠정합의/가닥잡히는 당권 경선방식

입력
1993.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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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최고」측 3개항 조건 “절충”/총무 경선등 세부적 장치 과제○…전당대회를 앞두고 1개월이상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오던 민주당의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방식이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1일 두차례의 최고위원 회의를 연데 이어 2일 아침과 심야에도 잇단 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에 선출하되 투표용지를 따로 따로 한다』는 이른바 「동시분리선출안」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표경선을 먼저하고 최고위원을 뽑자』는 「선대표」 주장과 『최고위원을 선출한후 그중에서 대표를 가려내자』는 「선최고」 주장이 팽팽히 맞서왔다.

「선대표」 주장은 이기택대표와 김정길 최고위원 등 민주계쪽이 「보다 강력한 대표」를 차지하기 위해 고집했다. 「선최고」 주장은 조세형·이부영·박영숙 최고위원 등이 「각 계파간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순수 집단지도체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잠정 합의된 「동시분리선출안」은 비록 같은 순간에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택하긴 하나 대표에 대한 투표와 최고위원에 대한 투표를 후보등록에서부터 개표까지 완전히 분리시킴으로써 「선대표」 방식과 비슷한 맥락에 있다.

○…「동시분리선출안」은 그동안 「선최고」 입장을 지지하던 이부영 최고위원이 1일 하오의 회의에서 세가지 전제조건을 달아서 절충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세가지 전제조건은 ▲원내총무에 대한 대표의 「장악력」을 없애기 위해 의원총회에서 총무를 경선하고 ▲최고위원에 대한 대의원의 투표에서 종전의 4명 연기명제를 8명 연기명제(최고위원수가 변경되더라도 전원에 대한 연기명)로 하며 ▲전당대회직제후부터 3개월 이내에 모든 사고 지구당을 완전히 재정비하자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같은 절충안에 대해 『현재 9명(대표 포함)의 최고위원중 「선최고」쪽을 선호하는 최고위원이 수적으로 다소 우세(5대 4) 하지만 이 대표가 「선최고」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지루한 논의만 계속할 수 없다』면서 『총무경선 등으로 대표의 「전횡」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선대표」와 비슷한 의미인 동시분리선출안도 가능하다』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이 최고위원이 제안한 「동시분리선출안」은 사실상 이 대표쪽에서 차선책으로 갖고 있던 복안이었다.

이 대표쪽에선 『대표를 뽑은뒤 다시 최고위원을 선출하면 당선된 대표가 최고위원 선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지나치게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선최고」쪽의 지적에 대해 『그러한 프리미엄은 없앨 수 있다』며 분리만 된다면 동시 선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 최고위원이 총무경선 등의 견제장치를 조건으로 이 대표측의 입장을 배려한 셈이다.

○…그동안 「선대표」쪽은 이 대표와 김정길 최고위원에 김영배·김원기 최고위원이 소극적이나마 동조하고 있었으며 「선최고」 입장은 이 최고위원과 조세형·박영숙 최고위원이 강력히 주장하고 김상현·정대철 최고위원이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즉 5대 4로 「선최고」쪽이 우위에 있었으나 이 대표의 「비토」로 제자리 걸음만 거듭하고 있었던 것.

그런데 이 최고위원의 절충안 제시가 있자 김영배 김원기 최고위원이 이를 수용했고 이 대표도 무리없는 합의를 해와 지루한 논의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이날 합의는 「동시분리선출안」과 함께 최고위원 투표방식도 8인 선출에 4인 연기명을 확정해 전당대회 선거방식을 사실상 완전 매듭지었다.

이 최고위원은 절충안 전제조건으로 최고위원의 8인 연기명을 주장했지만 마지막 논의과정에서 4인 연기명으로 낙착된 것.

이는 8인 연기명을 채택할 경우 다수를 확보한 주류가 8명의 최고위원을 독식할 가능성을 배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막바지 조정이 주효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만약 이 최고위원 주장대로 8명 최고위원 전원을 연기명으로 할 경우 다수의 대의원을 확보한 쪽에서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까지 거의 다수를 확보해 집단지도체제의 성격 자체가 상당히 퇴색될 가능성마저 있었다.

이와함께 이날 합의는 원내총무의 완전경선도 결정해 당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야당의 새장을 열었다.

이와관련해 이 대표측은 원내 활동이 지도부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에서 「총무지명­의총 인준」 방식을 제의했으나 완전 자유경선의 주장에 밀렸다.

다만 독립된 총무가 당지도부와 호흡이 맞지 않을 것에 대비,총무의 활동을 지도부가 제어할 수 있도록 총무의 활동에 대한 최고위원 회의의 견제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이날 합의로 민주당 전당대회는 「게임의 룰」을 확정한 가운데 이 대표 지지와 반 이 대표 성향의 대립으로 그 양상이 보다 분명해졌다.

여기에다 대표경선에 탈락한 인사가 최고위원을 할 수 없게 됨으로써 경선 양상이 보다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분리선거가 됨으로써 대표경선에 실패한 쪽은 최고위원을 맡지 못한채 일단 「지도부」에서 제외된 당무위원으로서 새로 구성될 지도부를 견제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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