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랑을 찬 소위 「오렌지족」 다섯명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환락으로부터 시작된 이들의 퇴폐행위는 결국 히로뽕이라는 마약으로 이어졌다.이들의 행태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병든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낮 열두시께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의 환락행각은 그랜저,로열살롱 등 고급 승용차와 사우나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등 서울 강남의 유흥가를 무대로 이루어졌다.
이들에게 적어도 한달에 3∼4백만원,많게는 1천여만원의 돈을 주는 부모는 치과의사 건축업자 귀금속상 카페주인 등 돈많은 사람들이었다. 수첩에는 수십명의 여자친구 전화번호가 적혀있고,20여명과 섹스관계를 가졌다고 고백하더라는 얘기다.
더구나 이들은 대부분 징집면제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징병검사 관계서류가 재검토되고 있다 한다.
머리모양과 차림새 등 겉모습부터 왜색이 물씬 풍기는 이들은 퇴폐의 구렁으로 굴러떨어져가는 이 나라의 졸부들 모습을 암시하고 있다. 『그 자식을 보고 부모를 알 수 있다』고 한 것처럼,스무살 고개를 갓 넘은 이들의 모습은 바로 그 부모들을 짐작케 하고 있다.
구속된 다섯명의 오렌지족중 유치장으로 아들을 만나러 온 부모는 단 한건이었다고 한다. 윤리나 규율같은 건전한 사회적 가치관과는 동떨어진 세계서 살고 있을 오렌지족과 그 부모들의 모습을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이 땅에 이러한 부모들이 있는 한,오렌지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마약으로 치닫는 국적불명의 탕아 오렌지족이 아니라,그 오렌지족의 부모가 우리의 문제다.
남들은 생산현장에서 땀을 흘리고,총을 들고 국토를 지키고,학교에서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오랜지족들은 수백만원의 용돈을 뿌리고 다니는 부조리는 이 사회가 뿌리 뽑아야할 독초다.
이번에 구속된 다섯명의 오렌지족은 마약사범으로 쇠고랑을 채운 것이었다. 우리가 느끼는 분노에 비해 법적규제의 수단은 그만큼 한정돼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독초의 뿌리를 캐야될 것이다. 그것은 부도덕한 「졸부」들의 존재다. 또한 졸부들에게 생존의 기반이 되는 불로소득이다.
오렌지족의 몰골에 분노한다면 이 땅에서 오렌지족을 기르는 토양부터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아직은 한정된 계층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오렌지족이 내뿜는 독기는 멀지않아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을 병들게 하고,또 이 사회에 심각한 마찰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렇게 되기전에 졸부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에 더 이상의 불로소득의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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