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언·실무경제 인사로 낙점/공식일정 최소화 “최종사색”/감사원장 중량급,내무·국방은 「호남배려」 후문김영삼 차기대통령의 「인선장고」가 최종 결심단계로 접어든 것 같다.
김 차기대통령은 조만간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를 공식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새 정부 핵심요직에 대한 인선윤곽을 가시권에 펼쳐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김 차기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게서 유력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은 동시에 김 차기 대통령의 「2월 행보」가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란 점을 비중있게 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김 차기 대통령은 취임까지의 남은 20여일 동안 공식 스케줄 외의 「여백」시간을 많이 남겨둘것이며 가급적 혼자만의 사색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30일 측근 몇명만 대동한 채 1년여만의 산행에 나선것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차기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최근 『김 차기 대통령으로서도 만날 사람들은 거의 다 만났다』 『2월에 접어들면서 사람들 이름이 비로소 수면위로 드러날 것이다』 『김 차기 대통령으로부터 공식스케줄을 최소화하라는 언질이 있었다』는 전언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2월10일을 전후한 비서실장 내정과 취임식 2∼3일을 앞둔 총리내정 등 인선시간표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김 차기대통령의 의중을 그나마 감지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한 인사는 30일 『인선결심이 선것같다. 각계 의견청취도 충분히 했고 인선관련페이퍼도 그동안 관계요로를 통해 수차례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구체적으로 인선대상을 거명하는 일은 주위에서 여전히 삼가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는 김 차기 대통령의 속마음을 엿본 사람들이 실제로 극소수에 불과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적인 예로 며칠전 김 차기 대통령의 핵심 인사로 분류돼온 의원과 자문그룹내의 핵심인사 H씨가 회동,서로 인선탐색기회를 가졌으나 별무소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직장관 S씨와 민자당중진 K의원이 총리물망에 오른 한 주요인사를 최근 만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같은 움직임은 2월들어 보다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김 차기 대통령은 요즈음 청와대의 S·K씨,당외인사인 S씨 등과 자주 만났으며 김종필 민자당대표,정원식 대통령직 인수위 위원장과도 별도의 대화기회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측근의원들과 한완상 이명현교수 등 자문그룹인사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차기 대통령은 지난 설날 연휴를 전후해 4∼5개 채널을 통해 전달받은 인선관련자료를 수차례 검토했으며 최근 감사원장 비서시장 안기부장 등 새 정부 핵심요직에 대한 인선대상을 각각 1∼2명씩으로 압축,최종 결심수순만을 남겨놓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관련해 김 차기 대통령은 감사원장에 이른바 「빅3」로 통하는 총리 비서실장 안기부장 못지않은 비중있는 인사를 기용할 생각을 갖고 있으며 이로인해 주변에서는 『인선의 핵심은 「빅3」가 아닌 「빅4」가 될 것』이란 언급머저 나오고 있다.
김 차기 대통령은 또 취임직후 역대권력의 「중핵」을 이뤄왔던 안기부 등 일부 정보기관의 인원을 대폭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당 개혁문제를 역설하며 『당이 뼈를 깎는 아픔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도 각종 행정기구개편에 따른 파장을 염두에 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김 차기 대통령은 총리인선과 관련,당초 호남출신중 실무행정경험이 있는 인사를 고려했었으나 지나치게 상징적이란 지적을 감안,오히려 내무·국방 등 핵심장관에 호남인사를 기용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호남배려」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소식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는 김 차기 대통령의 측근인사들이 주로 물앙에 올랐으나 최근 「직언」을 할 줄 알고 경제를 아는 실무형중량급 인사가 새롭게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안기부장의 경우 또 하나의 「권부」 이미지를 탈색,거듭나기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을 고르고 있는데 군·검찰출신 인사보다는 외교관 판사 변호사출신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자당 당직자 등 당내인사의 입각폭은 의외로 크지않을 것이란 전망인데 당직을 맡고 있는 K·P의원정도가 각각 건설·법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정도이다.
김 차기 대통령이 인선작업을 통해 겪는 가장 큰 고충은 「새 부대에 담을 새 술」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데 있는 것 같다. 해방후 「최초의 정통성 있는」 문민정부를 화려하게 출범시키고 싶은 욕심만큼이나 이에 걸맞는 인물을 고르는 일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대정권에 깊이 참여한 인물군 중에서도 새 정부의 「개혁플랜」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는 소양만 갖추고 있다면 「재기용」도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새 인물과 개혁」을 등식화하는 목소리가 당안팎에 상당해 인선고심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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