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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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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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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담당책임자는 불구속입건되고 의대재학중인 제자들은 교수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시험거부 등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고 불똥이 튀지 않을까 겁낸 여타 종합병원들은 뒤늦게 윤리강령의 제정을 서두르는 등 경희의료원 불임클리닉 무검사 인공수정시술사건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게 번지고 있다. ◆질병예방의 기본적인 수칙을 어기고 생명의 존엄성에 손상을 입힌 이 사건은 의료부조리를 바로 잡으려는 비장한 자정의지가 아니라 대학운영에 비판적인 「문제교수」를 제거하기 위한 술수적인 자해행위서 비롯된 것이어서 발단부터 뭔가 찜찜하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이를 계기로 윤리강령의 제정,법규정의 정비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하나 그에 앞서 비배우자의 정자를 이용하는 인공수정 시술을 법적으로 허용하느냐는 문제를 결정하여야 한다. 불임의 원인이 남자쪽에 있는 경우 제3자와의 정자제공을 통한 인공수정시술이 성행되고 있으며 종합병원 불임클리닉은 인공수정시술을 주요한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인공수정시술은 불임에 고민하는 무자녀 부부에게 일시적인 해결책은 될 수 있으나 정자의 질병검사를 논외로 하고라도 자녀의 혈연관계 등으로 인해 두고두고 갖가지 풍파를 일으켜 긍정적인 기여보다는 부정적인 해독이 더 크다. 비배우자 인공수정시술의 정자제공자는 대리모나 다를것이 없는 대리부라고 할 수 있다. ◆사회통념으로나 법률적으로 대리모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대리부 역시 허용될 수 없음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남녀 어느쪽이든 불임의 원인을 지닌 부부라면 무리하게 수태와 출산을 시도하기 보다는 무연고 영유아의 입양이 당사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훨씬 바람직하다. 종합병원의 불임클리닉도 운영의 기본방침을 그러한 방향으로 정립하여야지 수입만을 겨냥하여 문제점이 많은 비배우자의 인공수정시술을 강행하면서 윤리강령을 만들겠다고 하는것은 눈감고 아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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