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정책위원회가 지난 28일 김영삼 차기 대통령에게 보고한 「신한국건설을 위한 새로운 경제전략」은 무엇이 「신한국」이고 무엇이 「새로운 경제전략」인지 모를 정도로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 「혁신」의 요소를 찾아볼 수 없다.이번 보고서의 기본목표는 ▲경제활력 회복(단기) ▲총체적 경쟁력제고와 경제정의 실현으로 요약된다고 한다. 그러나 제시된 정책수단이 단편적이고 편의적이거나 또는 탁상공론적이어서 현실성이 없는 것이다. 특히 경제정의 측면에서는 본격적인 실천의사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당으로서,또는 지난 12·18 대통령선거 공약에 대한 최소한의 부담감에서 체면치레용으로 언급하고 넘어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보고서는 민자당 정책위가 김영삼 행정부가 갖는 역사적 위상과 거기에 걸맞는 비전 및 정책과 그것을 추진할 수 있는 올바른 전략과 전술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를 갖게하고 있다.
민자당으로서는 집권여당이 된 이상 국민경제의 운영을 책임지고 잇다. 그들이 지지하는 특정 기득권층의 이익이 국민경제나 국가경제의 이익과 상충될때는 국민경제편에 설줄 아는 국가관이 있어야 한다.
민자당 정책위는 경제단기 활성화대책으로 금리인하,금리자유화 2단계의 가을 이전 실시 등 재무부측의 현행방안을 채택하고 또한 「통화의 탄력적 운용」 「기업의 실질적 금리부담 경감방안 강구」 등을 내놓고 있는데 이것은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안정기조정책이 성취한 물가안정을 붕괴시키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현재의 불황은 복합적 요인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보편적이다. 단순히 금융적인 지원만으로는 타개된다는 보장이 없다. 기업의 자구노력,산업구조 조정도 따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저금리체제를 정착시키려면 저축증대 등 자금의 저가공급체계에 대한 대책이 따라야 하는데 이에대한 배려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캠퍼주사로 끝날까 우려된다.
한편 2∼3년간의 임금억제정책은 민자당의 현행 정책구도로는 근로소득자에게만 일방적으로 부담을 무겁게 하는 것이므로 설득력이 전혀 없는것으로 생각된다.
민자당은 총체적인 경쟁력 제고와 경제정의를 위해서도 한국경제의 비리와 비능률의 원천인 금융비실명제와 재벌그룹의 문어발식 기업확대에 대한 일대 개혁방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이 두 핵심부문에서 실천의지를 의심케 할 정도로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다.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실명제실시단을 구성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만 언급하고 있다. 문어발식 기업확대 문제에는 『경제력집중 완화대책이 실시돼야 한다』고만 주장했을뿐 구체적 실천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다. 사실이라면 6공의 이 부문정책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역사에의 역행이다.
이 두 핵심처방을 도외시하고 있는 민자당 정책위의 경제개혁방안은 어디에서 의미를 찾아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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