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800명 탑승 초대형급/비용 엄청나 독자부담 어려워/곧 합의서 작성후 타당성조사세계 양대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가 초대형 슈퍼점보기를 합작생산 하기로 했다. 양측은 곧 이를위한 합의서를 작성한 뒤 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슈퍼점보기는 6백∼8백명이 탑승할 수 있는 초대형 여객기로 현재 가장 큰 보잉747의 두배 가까운 승객을 태울수 있다. 슈퍼점보의 개발계획은 항공기 운항의 급증으로 세계 주요공항이 몸살을 앓고 수용에 한계를 겪게 되면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 비행기가 개발되면 가장 붐비는 노선인 북대서양 노선과 인구가 밀집한 극동의 동경이나 홍콩 등에 집중 취항시킬 계획이다. 양측은 우선 슈퍼점보의 시장성과 디자인 등에 관한 타당성조사를 한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각 참여사가 독자적으로 부품을 분업 생산하고 한곳의 최종 조립지에서 기체를 완성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항공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두 회사가 합작을 결정하게 된 것은 수퍼점보 개발에 들어갈 엄청난 비용을 독자적으로 부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는 개발에만 약 1백억∼2백억달러(약 8조∼16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최대 제작사인 보잉의 경우 이미 매년 15억달러 가량의 연구투자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95년부터 취항할 3백66석 규모의 777기에 상당한 돈을 쏟아부은 상태이다. 영 독 불 합작사인 에어버스도 올해 말부터 운항될 A330과 A340에 상당한 비용을 들였다. 게다가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항공사 및 제작사들도 어려움을 겪어 양쪽 모두 막대한 자금을 슈퍼점보에 독자적으로 투자할 여력은 없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보잉과 에어버스는 일본의 가와사키,후지,미쓰비시 등에도 참여를 권하고 있고 러시아측도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잉은 미국내 주요 경쟁사인 맥도널 더글러스에도 손길을 내밀고 있다. 또 이 경우 슈퍼점보는 세계 주요 항공기 제작사들이 총참여하는 범세계적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슈퍼점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항공기 제작사업은 사실상 독점상태에 들어가게 돼 벌써부터 항공사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잉은 전세계항공기 시장의 60%,에어버스는 25%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들 두 회사가 손을 잡을 경우 사실상 경쟁상대가 없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슈퍼점보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세계 항공기제작산업 판도가 전면적으로 재편되리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럽쪽에선 보잉사의 진의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에어버스에 참여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에서는 보잉사가 슈퍼점보사업의 성사보다는 주요 경쟁상대로 떠오른 에어버스 내부의 분열을 노리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런던=원인성특파원>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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