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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새로운 미국」의 시작(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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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새로운 미국」의 시작(사설)

입력
199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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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 빌리 클린턴 대통령이 이끄는 새 미국정부가 들어섰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46세의 젊은 대통령은 「새로운 미국」에 대한 야심과 기대를 안고 백악관에 들어갔다.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에 「변화」의 깃발을 들고 등장한 클린턴 대통령은 한 시대의 청산을 상징하고 있다. 그의 나이가 40대라는 사실보다도 더 압도적으로 그는 전후 반세기를 지배해온 냉전의 세대를 청산하는 세대가 될 것이다.

그런 뜻에서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국제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딱 잘라 「청산」뒤에 무엇이 올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선거전에서 무엇보다 세계 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한 미국 경제의 재건을 주요 쟁점으로 내걸었었다. 이제 냉전붕괴라는 현실에 걸맞게 미국은 자원 배정구조를 재조정하고,강력한 수출경쟁력 확보정책으로 발걸음을 바꿀 것이다.

그는 4년안에 재정적자를 반으로 줄이고,보다 적극적인 군비축소를 약속했다. 또한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은 국제무역에서 새로운 냉전이 시작될 것임을 뜻한다는 긴장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미 그의 재정적자 축소공약은 하향조정되고 있고,중산층 감세공약도 흔들리고 있다.

또 클린턴은 초강대국으로서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하는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냉전붕괴라는 새로운 여건속에 등장했지만,클린턴 행정부는 초강대국으로서의 리더십과 경제 초강대국 재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아야될 입장에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초강대국으로서의 책임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한,이라크 유고 소말리아 중동평화와 같은 지역문제의 무거운 짐을 져야 할 것이다. 그는 또 러시아 등 옛 소련권의 사태발전이 국제적 균형을 깨지 않도록 개혁을 뒷받침해야 될 것이다.

결국 「새로운 미국」은 희망과 기대만큼 손쉬운 꿈은 아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만큼 어려운 선택을 해야 될 것이다.

그동안 정치·군사적으로 미국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어온 한국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우리의 관심거리다.

정치·군사적으로 클린턴 행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인식은 전통적인 동맹관계의 테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90년대 카터 행정부가 시도했던 것과 같은 급격한 정책조정은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한미관계는 통상문제가 주된 마찰요인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우리는 클린턴 행정부가 책임있는 초강대국의 입장에서 한·미 두나라의 전통적 동맹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신중해야 된다고 믿는다.

앞으로 클린턴 행정부가 이끌어낼 냉전이후 세계의 새 질서가 세계 모두에게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다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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