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시작된 미국 대통령취임 기념행사는 20일 의사당앞 취임식으로 절정을 이룬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로 클린턴 차기 대통령에게 대권을 물려주고 백악관을 떠난다. 부시의 퇴임으로 생존중인 미국의 전임 대통령이 5명이 되는데 레이건만이 재선하여 8년 임기를 채웠을 뿐이고 닉슨은 불명예스러운 도중하차,포드 카터 부시는 현직서 낙선했다. ◆현직의 엄청난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통령선거에선 현직 대통령이 고전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 2차 대전후 9명의 역대 대통령중 케네디는 암살당했고 전임 대통령의 유고로 대권을 승계한 트루먼과 존슨은 재선출마를 포기했고 나머지 6명이 선거에 나섰으나 아이젠하워 닉슨 레이건 등 공화당 소속 3명만 재선되었고 8년 임기를 채운 대통령은 아이젠하워와 레이건 뿐이다. ◆당사자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측근들의 증언에 따르면 낙선한 대통령이 가장 깊은 좌절에 빠질 때는 백악관을 떠난 직후라고 한다. 선거가 끝난뒤 백악관에 머물면서 국정을 돌볼 때에는 낙선 사실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던 낙선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고서야 4년동안 심혈을 기울인 국정수행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탈감에 빠져 버린다는 것이다. ◆거의 아무 일도 못하는 완전 무중력상태의 좌절은 며칠이 아니라 몇달이나 계속되는데 좌절을 겪기란 퍼스트 레이디도 마찬가지여서 포드 대통령의 부인 베티는 백악관을 떠난뒤 알코올중독에 빠져 요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좌절서 헤어나온 낙선 대통령은 회고록 집필 기념도서관 건립 등 스스로 일을 만들어 전과는 정반대로 정신없이 동분서주한다. ◆골프실력이 뛰어난 포드는 골프와 강연에 자주 불려다니고 인권외교의 기수였던 카터는 국제분쟁 중재역을 맡기도 하고 무주택 빈민의 내집마련에 자원봉사 목수로 나서고 있다. 임기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라크의 후세인 응징을 위해 강펀치를 휘두르고 있는 부시는 백악관을 떠난후 어떤 행적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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