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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경제전쟁(기술로 이긴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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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경제전쟁(기술로 이긴다:11)

입력
1993.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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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수송기기의 총아/전기자동차 개발 서두르자/환경장벽 맞설 유일한 대안/선진국선 이미 실용화단계/2∼3년내 개발 못하면 도태불가피자동차산업은 반도체 산업과 함께 짧은 기간내에 해외기술 도입을 통해 선진국 수준에 접근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60년대 외국부품을 그대로 들여와 단순조립 생산으로 시작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30여년만에 생산실적에서 영국을 제치고 세계 9위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생산실적이 1백72만2천대로 이중 45만7천대가 세계 1백20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 종합산업이라는 특성으로 관련산업에 엄청난 파급영향을 미치며 우리나라 전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는 선도산업 역할을 맡고 있다.

이처럼 국가산업을 주도하며 국민경제의 핵심 중추산업으로 부상한 자동차산업이 복합적인 경쟁력 열세로 기로에 서있다. 생산능력은 그동안 연평균 15%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수출에서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져 큰 재미를 못보고 지난 8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수출은 최근 시장 다변화와 신차종개발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88년실적(57만6천대)에 못미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자동차산업이 더 뻗어나가리라는 보장이 없다. 기술력이 선진국에 뒤지는데다 EC(유럽공동체) 통합,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과 환경규제 기준의 강화 등으로 국제교역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의 환경기준 및 안전기준 강화움직임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대의 수출시장인 미국이 지난 90년 11월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대폭 규제하는 내용의 대기정화법을 제정,시행에 들어갔는데 이 법은 98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태양열자동차 등 저공해 차를 일정비율 이상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점차 저공해차 공급지역과 공급비율을 확대하도록 규정하고 잇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와 유럽국가 등 선진국들이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마디로 90년대 후반에는 현재와 같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자동차를 선진국에 수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자연히 저공해차를 만들수 없는 업체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이 사할을 걸고 저공해차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자동차산업이 국가 중추산업으로 발전하느냐,아니면 국내시장에 의존하다 흔적도 없이 도태되느냐는 바로 저공해차를 개발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2000년까지 자동차 생산능력 4백만대,수출 1백20만대로 세계 5위의 자동차 산업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정부의 중장기 자동차산업 발전전략 「X­5 프로젝트」의 성패여부도 저공해차의 개발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저공해 자동차는 2000년대에는 수송기기의 총아가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저공해차 중에서도 전기자동차는 공해가 거의 없고 복잡한 엔진이 필요 없다는 장점 때문에 가장 각광받는 자동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선진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숱한 기술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GM은 91년 기존 가솔린자동차의 성능과 거의 맞먹은 전기자동차 임팩트를 개발,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차는 최고속도가 시속 1백76㎞에 한번 충전으로 2백㎞를 달릴수 있다. 차체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시속 1백㎞를 내는데 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미국의 포드사,이태리의 피아트,캐나다의 메마 인터내셔널사가 전기자동차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빅3가 경쟁력있는 전기차를 공동개발키로 합의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에는 닛산·미쓰비시·다이하쓰 등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전력회사와 철강회사들도 전기차 개발에 나서 이미 1천여대의 전기자동차를 보유,상용화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 동경전력이 개발한 4인승 쿠페 「이자」는 최고시속 1백76㎞에 1회충전 주행거리가 5백48㎞로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 91년에 전기자동차 개발에 나서 선진국과는 상당한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GM의 임팩트에 필적하는 성능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실험용 전기자동차를 개발했으나 축전기술,충전시간 단축 등에서 상용화와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유영상 상공부 수송기계과장은 『임금수준·독자모델 개발능력·생산성 등의 성장잠재력을 감안할 때 앞으로 2∼3년안에 저공해 차의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 자동차산업은 도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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