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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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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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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차기 대통령은 『교육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들이 생생히 기억하는 약속이다. 김 차기 대통령은 지난 9일 대학교육협의회의 임원단인 대학총장들을 접견하면서 『교육 대통령이 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거듭 확인했다고 한다.차기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교육문제는 대통령이 해야할 일중 절반에 해당된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라면서 대대적인 교육혁신으로 오늘의 교육문제는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고도 한다.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가 「2세교육」이라는 교육의 참된 의미를 역대 어느 대통령이 김 차기 대통령 만큼 심도있게 깨닫고 있었던가를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기대 또한 클 수 밖에 없는가 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민자당의 교육부문 선거공약에 대해서는 극히 몇개만을 제외하고는 탐탁하게 여기지를 않았었다. GNP의 3.7% 수준인 교육재정 투자규모를 5%까지 늘리고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을 확대하며 초·중·고교 교육의 기본방향을 도덕성 회복에 두고 인간교육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 등은 환영할만했다. 그러나 잡다하게 제시한 공약들중에는 득표를 겨냥한 것도 적지 않았고 정책방향을 잘못 잡은 것도 있으며 대학들이 스스로 할 일까지도 떠맡겠다는 식의 엉뚱한 발상까지 내포돼있어 실망스럽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선거때 내건 공약들이야 그렇다고 치부해두고 대통령직속으로 설치한다는 「교육개혁위원회」가 병들대로 병들어 위기상황에까지 몰리게된 이 나라 교육을 혁신할 교육개혁 계획을 만들어 실천해줄 것을 기대했던 것이다.

김 차기 대통령이 정말 「교육 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직속으로 설치할 「교육개혁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고 그 위원회가 교육중병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실천가능한 교육개혁의 방책을 조기에 제시해줌으로써,최소한 집권 2차년부터는 집행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여진다.

5공의 전 대통령이나 6공의 노 대통령도 뒤늦기는 했지만 대통령이 되고난후에는 교육개혁을 시도했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5공 정부는 「교육개혁심의회」를 만들어 떠들썩하게 개혁을 시도했지만 「교육개혁 종합구상」이란 보고서만을 만드는데 그쳤다. 개혁정책에는 손도 못대고 임기를 끝내야했다.

6공 또한 크게 다를게 없다. 「대통령 교육정책 자문회의」를 두고 교육문제 해결에 고심했지만 너무나 신중을 기한 탓인지,불완전한 대학입시제도 하나를 만들어 놓고 역시 시행도 못해보고 마는 격이 됐다. 자문회의는 교육발전 청사진인 「한국교육의 선택」이란 보고서를 임기말의 대통령에게 보고했다지만 실효성있는 개혁방안인지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될 정도다.

이처럼 역대 대통령들이 교육개혁에 의욕을 앞세우고도 근본적인 개혁에는 착수도 못한채 임기를 마치게된 가장 큰 원인은 「개혁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교육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각계 인사들을 안배하는 식으로 위원회를 구성해놓고 그 위원회에 교육 개혁방안을 만들라고 한 것이 결국은 아무 개혁도 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김영삼 차기 대통령은 「교육개혁위원회」의 인선에서 두 대통령이 겪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그래서 바라게 되는 것이다. 교육문제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교육학자와 미래교육을 예견할 철학이 있는 소수정예의 전문가들로 교육개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그리하여 교육 만병의 근원을 개혁할 집행가능한 개혁방안을 조속히 만들게해 지체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변치 말아야 성공할 수 있다.

『교육은 장기적 형태의 정치고,정치는 단기적 형태의 교육』이란 어느 교육철학자의 명언을 교육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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