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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차기회장싸고 진통(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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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차기회장싸고 진통(로터리)

입력
1993.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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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수장 최종현회장 앉히기 “고심”/“실력·신망겸비 1∼2세 다리역할 적임”/본인 “사운건 이통사업 부담” 완곡 고사○…유창순 전경련 회장의 임기만료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음번 재계수장은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와관련,이달말께 비공식 회합을 가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회합은 과거와 달리 인물선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지다시피한 인물을 여하이 「설득」시켜 회장으로 끌어 앉히느냐에 주안점이 두어질 것이라고 전경련 관계자는 전망했다. 차기 회장으로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이 사실상 내정되다시피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

최 회장은 지난번 회장선출 때(91년) 재계 원로들로부터 회장직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았는데 자신이 대통령 사돈인 점을 들어 스스로 고사했다. 당시 회장단은 『정 그렇다면 다음번에는 꼭 맡아달라』고 못박았고 최 회장도 이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 회장이 당시 회장감으로 지목된 것은 그가 재계 총리가 갖추어야 할 여러 조건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경련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우선 5대 그룹안에 들어가는 선경그룹을 거느려 위세상의 조건을 갖췄고,창업 1.5세대여서 1세에서 2세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담당하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재계 아래 위로 신망이 두터워 화합을 이루기에 알맞은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60대(63세)의 재벌 총수로 드물게 해외유학까지 한데다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여서 대정부관계 등 재계활동을 이끌어 나가기에 적임자로 지적됐다. 이같은 구비조건이나 평가는 지금도 변함없다. 또다른 후보가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도 않아 현재론 최 회장에는 대안이 없다는게 재계의 지배적 분위기이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발생해 전경련 회장단이 고심하고 있다. 최 회장이 차기 회장직 수락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차기 회장직을 염두에 두고 남모르게 회장예비수업을 닦았던 그가 최근들어 『회사일을 보는데도 시간이 모자라다』며 측근들을 통해 전경련 회장직을 완곡하게 고사하고 있다.

최 회장의 이런 자세변화는 지난해 제2이동통신 반납파문 때 큰 심적 충격을 받은데다 앞으로 다시 있을 이동통신사업권 선정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을 선경이 따낼 경우 전경련 회장의 그룹이 최대 이권을 챙겼다는 여론재판을 호되게 치를 것이 뻔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회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구자경 럭키금성그룹 회장·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이 대타로 생각될 수 있으나 이들은 뜻이 없음을 강력히 표명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라는 것. 그럴경우 재계의 지배적 희망과는 무관한 제3의 인물에게 재계의 앞날을 맡겨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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