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고사에의한 학군내 추첨배정 방식의 고교 입시제도인 평준화는 일류고교병과 중학생들의 과열과외 그리고 캠퍼스내의 치맛바람을 몰아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제도임이 분명하다. 국민학생과 중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켜 건전한 신체발달을 도왔으며 중·고생들의 대도시 집중억제,국·중학부모들의 과외비 경감,부실 사립학교의 정원미달 사태방지,학교격차 해소와 고입 재수생해소 등 중·고교의 교육적 병폐를 없애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 평준화는 학력격차가 극심한 수재와 둔재를 한교실에 수용해 교육의 수월성추구를 망쳤으며 그로인해 학교의 평준화가 아닌 고교생들의 학력을 하향 평준화 시켰다해서 제도실시 19년사속에 불만과 비판이 끝없이 이어져 왔던 것이 또한 사실이다.
때문에 평준화란 획일적인 틀속의 고교입시 제도를 융통성있고 다양하게 보완하고 개선해야 한다는데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할만하다. 어떻게 고치고 보완해야 하느냐는 방법론이 문제인 것이다.
5공시절 교육개혁 심의회마저도 오래 연구했건만 결론을 내지 못했었다. 90년2월에는 대통령이 『평준화 지역 고교에서도 경쟁입시를 부분적으로 부활해보라』고 명령했건만 교육당국은 대안모색에 실패했었다. 평준화 개선문제는 그만큼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다.
이러한 논란속에서 74년 서울과 부산에서 시작된 이래 80년까지 6대도시와 도청소재지시 및 큰도시 등 21개 시단위에 확대됐던 평준화제도는 90학년도에 목포·군산·안동시가,92학년도에 이리시와 강원도(춘천시와 원주시)가 이를 전면폐지,경쟁입시란 옛제도로 회귀함으로써 현재는 15개 대도시단위 시지역에 실시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5일 충북도 교육청이 도내 유일한 평준화지역인 청주시의 일반계고교의 학생선발방법 개선시안을 발표,오는 3월까지 최종안을 확정해 94학년도부터 실시하겠다고 나섬으로써 평준화 개선문제가 다시 부상했다.
시안은 두가지다. 평준화를 아예폐지,학교별 경쟁입시를 하는 제이안과 청주시내 8개고교의 수용인원(4천8백48명) 만큼을 수학능력 시험으로 선발한후 지원고교에 성적순으로 선배정(2지망까지허용)하고 나머지는 미달고교에 추첨배정 한다는 혼합형의 제일안이다. 교육청은 제일안을 선호하는 것같다.
평준화를 폐지,경쟁입시를 부활하면 강원도 춘천과 원주에서 이미 2년 실시 결과 고득점을 하고도 고교진학을 못해 고입재수생이 생겨나고 중학생 과외과열이란 부작용과 역기능이 있다는 것을 감안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혼합형도 부작용과 역기능은 역시 마찬가지일 것 같다는게 나의 소견이다. 성적우수 집단이 선배정 됨으로해서 고교의 서열화가 확연해지고 그리하여 등장하게될 일류고 진학을 위한 중학생들의 과열과외와 학무모들의 사교육비 부담가중,학교서열화가 초래할 학생과 학모들의 열등감과 위화감,그로인해 생겨날 일류고 진학을 위한 고입 재수생누증과 그나마 자리잡아가는 일부 사립고의 퇴보 등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지방화 시대에따른 지방교육의 자율성 신장도 좋고 경쟁시대에 맞게 내고장인재를 잘교육시킬 좋은 고교을 육성하는 것 또한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중졸자의 97.4%가 진학하는 고교라면 그것은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입학부담을 새롭게 가중시키는 제도는 평준화를 개선·보완하는 대안으로 부적합하다. 고교 전체수용 인원의 10∼15% 정도의 학생을 수용할 1∼2개 고교를 선정해 경쟁입시로 뽑게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성적순위 아닌 배정방식을 입학할 수 있게 하는 2원화 방안이 고교진학의 보편화시대에 더 적합한 대안이 아닐까한다. 충북도 교육당국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게되기를 당부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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